▲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사옥.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영자금, 납품대금, 부품 양산 투자비 등 명목의 자금 총 1조원을 집행한다고 6일 밝혔다.

항목별 지원 규모는 경영자금 무이자 지원 3080억원, 납품대금 5870억원,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등 수준으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월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중국에서 국가 명절인 춘절의 연휴 기간을 늘린데 따른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중국 현지에 있는 부품 협력사들이 길어진 춘절 연휴 기간 동안 공장을 운영하지 않아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완성차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경우 국내 협력사들도 어쩔 수 없이 쉴 수 밖에 없다. 현대차그룹 공장에서 수요가 있을 때 적기 공급하는 시스템(JIT)을 구축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사태로 경영난에 처할 수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이 유동성을 적정시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취지로 지원을 결단했다.

이번 지원의 대상은 현대·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사 350여곳이다.

현대차그룹은 무이자 지원하는 경영자금을 통해, 중소 협력사들이 금융권의 까다로운 대출 심사나 고금리에 대한 걱정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당초 이달 중순 결제할 예정이었던 남품 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는 이번 주에 지급한다. 내달 중순 결제하는 남품 대금은 보름 가량 앞당겨 이달 말에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이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협력사를 돕는데서 더 나아가 신종 코로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국 현지 협력사의 방역을 지원한다.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에 통합 배선 장치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공장에 방역 시스템을 완비한다. 공장이 조기 가동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취지다. 작업장 내 소독, 열화상 카메라 설치, 마스크 등 방역 물품 개별 공급, 체온기·세정제 비치, 전 작업자 체온 측정 등 활동을 실시한다.

현대차그룹은 또 우리나라 당국과 협조해 중국 정부의 공장 정상 가동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 1일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부처와 함께,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의 거점인 중국 산둥성에 일부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엄격한 방역 관리를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중국(HMGC)의 임원들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생산 재개 방안을 직접 협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밖에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처를 중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서 부품을 확대 조달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업계와 함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긴급 자금 지원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