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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이 더욱 강력해지는 가운데 미술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예술 작품의 경매 낙찰 총액에서 피카소를 제치고 중국 화가인 장다첸이 낙찰 총액 5억 달러(한화 약 5600억원)로 피카소를 제치고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은 작가로 떠올랐다.

피카소가 미술 경매시장에서 제일 인기 있는 작가로서의 자리를 뺏긴 것은 미국의 팝아트 선구자인 앤디 워홀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피카소는 2위 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2위 역시 중국의 예술가 치바이스가 경매 낙찰 총액 4억5000만 달러로 피카소의 3억2000만 달러를 제쳤다.

중국의 고미술은 물론 근현대 미술도 세계 경매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 인기 작가들의 몸값도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첸이페이의 유화작품은 1건이 무려 1100만 달러(한화 약 123억원)에 팔렸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웨민준 등의 작품은 홍콩 경매에서 5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 되고 있다. 예술가는 배고프고 가난하다는 말이 중국 작가들에게는 이제는 안 통할 듯 싶다.

왜 이렇게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가 있는 것일까? 세계의 유명 예술작품 콜렉터들이 중국 예술 작품에 갑자기 눈을 뜨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떠오르는 것인가? 답은 경제 성장과 함께 나타난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다.

아직도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도자기, 서예, 수묵화 등의 고예술에 대한 애정이 더 깊고 이해도도 높지만 최근 들어 근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신흥 부자들은 예술작품을 마치 주식 투자 하듯이 사들이면서 중국 미술작품에 대한 가격을 크게 높여 놓았다. 그러나 중국 미술에 매겨진 높은 가격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작품이 진가를 인정받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이들 신흥 부자들의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굉장히 낮거나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 부자들이 그토록 열성적으로 미술작품을 사들이는 것일까? 루이비통이나 헤르메스 가방을 사들이는 것과 미술 작품을 사들이는 것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명품을 사랑하는 중국인들은 명품 제품을 사회적 지위와 부의 상징으로 보고 사들이는데 실제로 이들 명품의 좋은 품질이나 뛰어난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는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미술 작품을 사들이는 것도 이와 비슷한 선에서 비싼 예술 작품을 사는 것이 곧 내가 가진 부를 과시하고 예술을 좋아할 만큼 금전적, 정신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곧잘 내 상사나 혹은 리더들이 즐겨하는 것을 부하 직원들이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 자신의 상사가 예술 작품을 좋아하면 이를 따라하는 모방 현상도 예술작품 구매에 한몫한다. 특히 거액을 들여 예술작품을 사놓으면 나중에 되팔 때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주식투자처럼 예술 작품에 투자하는 경향도 있다.

또 다른 독특한 중국만의 예술작품 가치 상승의 원인은 정부 관계자나 비즈니스 파트너 등에게 원활한 관계 진전을 위해 뇌물로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뇌물을 제공해야 하는 대상이 좋아하는 미술품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한 후에 이를 높은 가격에 낙찰받아서 제공하면 받는 사람은 단순히 높은 가격뿐만 아니라 뇌물 제공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취향을 가졌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레베카 고든은 뇌물로 인기있는 미술 작품은 근현대 작가의 작품보다는 고미술품이 여전히 더 인기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중국 고미술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서양인들보다 높고 그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종종 뇌물로 고미술 회화나 도자기 등이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대신 최근에 중국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서양인들은 근현대 미술 작품 수집에 더 치중하는 편이라는 게 그녀의 분석이다. 서양인들의 중국 근현대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편이었으나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더불어 외국 유명 경매에서 중국 작품들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중국의 예술품에 대한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그 역사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편이라 최근 경매 인기를 업고 거품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톈진의 한 화가가 그린 작품은 초기 가격이 1.6위안(약 200원) 가량이었는데 경쟁적으로 입찰하는 경매라는 특성으로 인해서 가격이 무려 115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에 시장 가격이 40% 가까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관심으로 구매하기 보다는 나중에 비싸게 되팔 생각에 무조건 투자하려는 심산이 뒤틀린 시장 가격을 가져온 것이다.

中 골초들 “중화담배가 제일 좋아”

중국에는 흡연가들이 참 많다. 한국은 흡연 인구를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고 웬만한 공간은 모두 금연 구역이 되어서 흡연가들이 설 곳이 없다지만 중국은 흡연가들의 천국이다.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척 꺼내 물고 식사를 마친 그릇에 피우다 만 담배를 비벼 끄는 것이 일상화돼 있을 정도다.

이들이 가장 즐겨 피우는 담배 브랜드가 바로 중화(Zhonghua)이다. 중국에 흡연가들이 어찌나 많은지 중화 담배를 생산하는 상하이 담배공사는 2011년 중국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낸 기업으로 꼽혔다. 중국의 최대 규모 담배회사인 상하이 담배공사 한곳이 낸 세금은 전체 중국의 세금 중에 7.4%를 차지했다고 한다.

중화 담배는 2009년 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담배 브랜드 중 말보로, 던힐, 마일드세븐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담배로도 꼽혔다. 중국의 인구와 거대한 흡연 인구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만도 하다. 중국인들의 중화 담배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면세점 쇼핑 목록 순위에도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마오쩌둥이 즐겼다고도 알려지는 중화담배는 중국 상류층과 당 간부들이 즐겨 피우면서 설날 등에 친지 선물로도 곧잘 등장한다. 한 갑에 45~65위안(8000원~1만1000원) 정도로 가격이 싸지는 않다. 더구나 타르 함량은 16mg, 니코틴도 1.3~1.6mg이나 되서 한국의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와 비해 강하고 독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올림픽과 엑스포 등을 거치면서 레스토랑 내 흡연 금지와 금연 건물 등을 지정하는 등 전세계적인 금연 흐름에 중화 담배에 대한 중국인의 사랑이 지속될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