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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파괴의 경제학②] “쿠팡이 무너지고, 네이버가 이긴다”오프라인 유통의 종말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학회 및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파괴적 커머스 시대, 우리의 대응과 미래 경쟁력 컨퍼런스’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5일 열린 가운데 ‘커머스의 엔드게임?’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나선 김연희 BCG 대표는 이커머스의 팽창은 물론, 그에 따른 시장의 전망을 냉정하게 보여줘 눈길을 끈다.

네이버의 승리를 점치는 한편, 기존 유통업체의 종말은 필연적이라는 주장이 관심을 끈다.

▲ 사진=최진홍 기자

기술, 그리고 밀레니얼

김연희 BCG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에 집중했다. 그는 “이커머스는 물론 우리의 모든 삶에 파괴적 혁신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기술과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이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미 5, 6년전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주 타깃은 밀레니얼로 옮겨갔다”고 단언하며 “밀레니얼은 시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그 대척점에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밀레니얼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추세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소비의 70% 이상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두고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각 지역, 부모의 특성에 따라 자녀의 트렌드가 정해지고는 했으나 밀레니얼 세대는 거주지역이 한국이거나 중국, 유럽일 경우에도 비슷한 트렌드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원마켓’의 등장을 촉발시킨다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심리에 대한 분석도 재미있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홀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SNS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다수와 만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워라밸을 추구하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홀로살기 때문이다.

자산에 대해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돈을 덜 모은다’고 정의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플랜을 계획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는 장기적 관점에서 플랜을 짜지 않는다”면서 “이들에게 가장 판매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장기적 플랜이 필요한 보험”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와 일선 비즈니스의 화학작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소위 ‘본방사수’와 거리가 먼 밀레니얼 세대는 콘텐츠 시장의 큰 손이 될 것이며 생활필수품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생필품 시장은 아마존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이 생필품을 간편하게, 또 대신 주문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사업에 있어서는 일종의 ‘극과극 현상’을 예견했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매일 장을 보고 집에서 조리해 먹는 패턴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간편식, 밀키트, 배달음식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식품 사업 입장에서 최악의 위기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의미있는 이벤트를 삼아 외식을 하는 것이 또 밀레니얼 세대”라면서 “회사 입장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구재 사업에 있어서는 공유의 개념을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며, 당분간은 이러한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 사진=최진홍 기자

3개의 진영..최후의 승자는?

밀레니얼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비즈니스의 변화를 짚었다면 다음은 이커머스 시장과의 시너지다. 김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커머스 침투율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전체 산업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23%에 이른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분야별로 보면 국내 이커머스 침투율은 서적이 54%, 전자 및 가전 59%, 생필품은 31%, 패션 34%, 뷰티 30%, 식품 12%, 리빙 23%이다. 여기서 패션 및 뷰티, 식품, 리빙은 엄청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를 80조원으로 봤을 때 가전이 10조원, 생필품이 8조원, 식품이 13조원, 패션이 25조원, 뷰티가 9조원, 리빙이 3조원, 유아동 및 펫이 각각 1조원, 기타가 10조원이다.

기업별로 보면 쿠팡 및 11번가와 지마켓이 다양한 영역을 포진한 가운데 식품에서는 이마트몰, 롯데마트 등이 버티고 있으며 패션은 신세계 및 올리브영, 엘롯데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3개의 진영으로 볼 수 있다.(COMMODITY, GROCERY, BEAUTY)

김 대표는 기업별 3개의 진영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분석하며, 첫 번째 진영(COMMODITY)인 쿠팡 및 11번가와 지마켓의 미래를 두고 ‘어렵다’고 전망했다. 기업의 숫자가 너무 많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강력한 검색 인프라를 가지고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상태에서 초저가, 극단적 편의성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지금 이 역량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후의 승자는 네이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 대표는 “네이버가 리테일러가 되지는 않겠지만, 궁극적으로 나머지 사업자들은 모두 네이버에 먹힐 것”이라면서 “네이버가 검색을 잡고,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초저가와 극단적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네이버가 시장을 평정했으며 이는 검색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기존 사업자들의 패착”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진영(GROCERY)인 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은 이마트몰, 롯데마트가 중심이며 여기에 쿠팡 및 11번가, 지마켓이 경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진영의 문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라면서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너무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승리의 가능성이 있는 곳은 이마트몰이라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이 진영은 신뢰와 상품 차별화에 대한 역량, 바스켓 플레이, 구색 최적화, 콜드체인 배송이 중요하다”면서 “첫 번째 진영과 달리 두 번째 진영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 조건에 가장 가까운 곳이 바로 이마트몰”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진영(BEAUTY/버티컬)은 패션이다. 신세계 및 올리브영, 엘롯데를 포함해 역시 쿠팡 및 11번가와 지마켓 등이 경쟁하는 곳이다. 김 대표는 “전체 패션 이커머스 시장은 25조원 규모며 70%가 고관여 분야, 30%가 저관여 분야”라면서 “고관여 패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진영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소비 계층에 대한 이해(브랜드보다 개인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상)와 특유의 스타일(상품 나열이 아닌 스타일 구현 중심의 고객 소구), 콘텐츠 연계(판매와 콘텐츠 소비가 동시에 벌어지는 것), 개인화(맞춤형)가 핵심 트렌드”라며 “밀레니얼 세대가 이 진영의 구매 패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무신사 등 새로운 플레이어와 신세계 및 롯데의 오프라인 플레이어가 경쟁하고 있다”면서 각 기업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전자의 경우 여러 콘텐츠를 담으면 플랫폼의 정체성이 흐려지기 때문에, 결국 좁게 갈 수 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릴 수 밖에 없다”면서 “하나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하나의 시장에서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깊고 인상적인 스타일로 다양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자의 경우 김 대표는 “여전히 소싱에 강하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면서 “종종 전자의 기업을 인수하며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자와 후자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지금은 전자가 이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진=최진홍 기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가 모더레이터 역할을 한 가운데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네이버가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 시장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쿠팡도 검색을 최근 강화하는 등 시장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주장한 ‘이커머스 엔드게임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이다.

김연희 BCG 대표는 여전히 네이버가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을 압도할 것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제 네이버에서조차 검색하지 않는다”면서 “많은 유통업체들을 만나면, 그들도 자기들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나마 맨 마지막에 죽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상황은 그 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균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고객의 소비패턴이 제일 중요하고, 결국 이 패턴을 잡는 쪽이 승리한다고 본다”며 “이커머스의 파괴적 혁신은 고객도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일 세종대학교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와 소비 패턴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면서 “영역 파괴와, 새로운 시장이 확장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고도화를 통해 성장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커머스 엔드게임을 주장했다면, 이 교수는 “시장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2.05  16: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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