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학회 및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파괴적 커머스 시대, 우리의 대응과 미래 경쟁력 컨퍼런스’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5일 열린 가운데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집중하는 한편, 다양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많은 분석이 등장했다. 특히 네이버의 스몰 비즈니스에 착안해 영세 소상공인의 이커머스 시장 진입이 시대의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 사진=최진홍 기자

혁신의 비결

축사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정무위원회 위원장)은 혁신에 대한 재정의를 시도했다. 민 의원은 “혁신성장은 기존의 산업을 변화시키고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면서 “1950년대 신용카드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백화점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이커머스의 발전으로 유통의 패러다임이 변했으며, 이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물류거점을 건설하려던 기업들의 시도에 주민들이 반발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혁신을 위해서는 충돌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혁신은 피할 수 없는 주제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다. 고민이 크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로 확인한 국내 커머스 생태계’라는 주제로 발제한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커머스의 급부상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이커머스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이 오프라인 메이저 기업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대기업은 물론 영세 소상공인도 옴니채널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그 정도로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커머스, 온라인 쇼핑의 트렌드는 막을 수 없는 대세다. KISDI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78조2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189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팽창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유 교수는 “네이버 기준 이커머스에 종사하는 상인은 주로 소상공인이며 젊은층의 비중이 높다”면서 “2018년 이후 여성 상인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높아지고 있고, 상권의 개념은 오프라인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또 서울 및 경기, 부산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경우 매출의 90%가 타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다시 강조됐다. 이커머스 시장은 곧 상권의 확장을 의미하며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IT 역량이 높은 상인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커머스와 관련된 교육을 통해 상인들의 IT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자료에도 나온다. 유 교수가 참여한 네이버 D-커머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전국 배송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76.4%), 경기(72.1%)를 제외하고 강원(96.6%), 제주(98.5%)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균 90% 이상의 주문 및 배송이 사업장 소재지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멀티호밍(multihoming)’도 눈길을 끈다. 설문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판매자는 62%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7개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판매자도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고, 그 뒤에는 영세 소상인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사진=최진홍 기자

영세 사업자의 손을 잡아라

유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옴니채널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려고 하지만, 영세 상인들은 생존을 위해 이커머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너지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이커머스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상권이 존재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상점은 최근 매출마저 줄어들고 있다”면서 “반면 온라인 상점은 상권의 개념이 통용되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 매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지역상권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유 교수의 주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로 보여주는 곳이 네이버다. 스몰 비즈니스, 프로젝트 꽃을 바탕으로 영세 사업자의 손을 잡고 이커머스에서 다양한 판을 짜고 있다. 모바일 첫화면 개편에 이은 이커머스 본능 유감없이 보여주면서도 상생 키워드를 놓치지 않는 셈이다.

네이버는 서울산업진흥원을 시작으로 경기테크노파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등 7개 공공기관과 제휴를 맺고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도 규모와 비용 등의 문제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 중소상공인들이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커머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대부분의 작은 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판로가 한정적이고 마케팅 여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런 지원 사업을 통해 경제적 수수료 혜택 같은 지원뿐 아니라 판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면서 “이러한 지역 중소 업체들의 온라인 판로 개척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