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최대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연초부터 강력한 유동성 공급을 시행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틀째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데 이어 대출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까지 고려하면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한 시진핑식의 강력한 실물경제 부양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월 경기부양책의 강도는 2월 인민은행이 시행하는 통화정책의 약효 여부에 따라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3일 이후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해 1조7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조만간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에 이어 오는 20일에는 대출우대금리(LPR)도 인하할 것으로 예고했다.

중국정부도 2월 예상보다 빨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되고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내수경기에 주효하게 효과를 발휘한다면 3월 전인대의 경기부양책 강도에 대해 그 만큼 고민이 덜어질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쇼크가 통화정책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3월 경기부양책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단기적인 경기안정과 목표 성장률을 지키기 강력한 부양책을 취하고 싶지만 현재의 중국경제 상황은 추가 대책을 꺼내들기에도 녹록찮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쓸수 있는 모든 부양카드를 소진한 상황에서 추가로 강력한 부양카드를 사용할 경우, 기업, 지방정부, 가계 부채가 동시에 터질수 있는 폭탄이 될 가능성에 주저할 수 밖에 없다.

전인대에서는 올해의 여러가지 성장율 목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재정적자율을 GDP의 몇 퍼센트까지 가져갈 것인지를 비롯해 통화량 지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재정적자율을 얼마나 가져갈지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는 GDP의 2.8%였는데, 3%로 올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중국 정부는 그렇게 세게 나올 가능성이 없어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엊그제 200조 이하내 경기부양을 했다하는데, 자금을 푸는 것도 있지만 그날 만기가 도래된 자금도 있다"며 "실제로는 1500억 정도뿐이 안 풀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은 부채가 워낙 많아서 매크로 부양책을 세게 쓸 경우 이에 대한 부작용이 커 가능성이 없다는 게 최 연구원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주 우한 폐렴 사태가 다 통제 되면 경기부양책은 세게 쓰지 않을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이번 주 안에 통제되지 않고, 확산된다면 그때 가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은 부작용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사태의 진정여부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충격을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통화정책이든 실물경제 정책이든 가능한 선상에서 취할 것을 중국정부는 고려할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경제는 1분기 침체를 2분기에 돌려놓는 V자 회복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1분기가 5%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5.8~5.9%까지 올라간다면 V자 회복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중국의 1분기 상황은 회복으로 되돌리기에 그렇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 공장의 재고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꾸로 말하면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세게 쓸 경우 수요가 늘어나고 생산이 빠르게 가동되면서 전반적으로 지표 견인을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즉 1분기 경기 상황이 시장에서 걱정하는 것만큼 매우 안 좋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며, 많이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공장이 오는 10일부터 가동되는데, 이는 기존 일정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늦춰진 것"이라며 "중국은 원래 설때 보름까지 쉬기도 해 실제 충격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재정이나 통화 매크로 정책을 크게 가져갈 때 부작용 또한 크고, 부채도 많은 상황이라 이번 우한 폐렴 사태 등과 관련해 지켜보고 있는 중인 것이다. 현재 중국 경기 지표는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