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코로나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의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루 평균 50만배럴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유가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0.50달러) 내린 4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90%(0.49달러) 내린 53.96달러에 마감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월 이후로 1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인한 수요 둔화 우려로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계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 사태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원유수요량이 하루평균 300만 배럴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전 세계 원유수요량의 3.0%로 원유수요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대신증권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OPEC+의 추가 감산으로 꼽힌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10개국으로 이뤄진 에너지공동체다. 하지만 OPEC+가 추가감산을 하더라도 초과공급 국면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OPEC+가 현재의 감산 합의를 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추가 감산을 실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감산에 대한 기대감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도 "OPEC+의 추가 감산량이 신종 코로나발 원유수요 감소량을 넘어서기 힘들다"면서 "OPEC+는 이미 12월 정례회의 이후 추가감산으로 원유감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며, OPEC+ 내 원유감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설명했다.

OPEC+는 오는 5~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동기술회의를 개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에 따른 유가 폭락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후 14~15일에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OPEC+ 국가들이 원유생산량을 추가적으로 50만 배럴 줄이거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으로 100만 배럴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공격적 감산 채택이 전망되나 유가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유가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또 "미국을 포함한 노펙(NOPEC)의 원유증산량이 OPEC+의 감산량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 사태발 수요둔화 우려는 진정되기 이전까지 유가 하방압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