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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뛰는 한국 빅4] 수시로 문 열어라… 현대차의 파격 실험위기의 완성차 시장, 파격으로 뚫는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재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포함된 ‘범 현대가’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가 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등판한 후 현대차의 분위기가 크게 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 정기인사체제가 수시인사 체제로 전환되며 순혈주의는 사라지고 있고, 그룹의 미래 행보는 말 그대로 광폭행보에 가깝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100조원 매출 현대차, 악셀 밟는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지난해 105조790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기순이익은 3조2648억원, 영업이익은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3.5%다.

지난해 반등 포인트를 조성하는데 성공했으나, 올해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장 지난해 차량 판매가 줄어들었다. 연간 판매는 442만5528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고, 내수 판매는 74만1842대로 전년 대비 2.9% 늘었으나 해외 판매는 368만3689대로 4.8%나 떨어졌다. 여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도 판매 대수는 2.5% 감소한 119만5859대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하이브리드 차량 강세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 해외시장 판로 확대가 고무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73만2000대, 해외 384만4000대 등 총 457만6000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자동차 산업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선진국 판매 부진이 심화되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높은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현대차는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고집스러운’ 순혈주의를 타파한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장단 13명 중 무려 5명이 그룹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실제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영입했으며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폭스바겐 출신이다. 또 공영운 사장은 문화일보, 지영조 사장은 삼성전자, 호세 무뇨스 사장은 닛산에서 넘어온 인사들이다. 특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2006년 삼고초려를 통해 영입한 인사로 잘 알려져 있다.

▲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 디자인총괄 사장 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은 기존 사장단 인사들은 물론, 새로 영입한 인사들에게 말 그대로 ‘모든 권한’을 보장하며 강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2018년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된 후 사내이사로 올라서 그룹 내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고 지난해 5월 합류한 호세 무뇨스 사장은 미주권(북미와 중남미) 시장에서 현대차 전략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생 젊은 임원들을 발탁하며 전투력이 높은 인사들을 전진배치시킨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 중 공개적으로 승징 및 발탁된 임원은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등 사장 2명, 부사장 1명, 상무 8명, 연구위원 2명 등 13명이며 여기서 상무 및 연구위원들은 전원이 1970년대생이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만나고 있다. 출처=현대차

파격실험 계속된다


현대차는 올해 저성장이 예상되는 완성차 업계에서 꾸준히 활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SUV 중심의 판매 전략이 맞아 떨어지며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체 판매는 줄었기 때문이다. 차량공유 업체의 증가 및 환경규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차세대 자동차 로드맵에 시동을 건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최대 초고속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투자하는 등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지난달 17일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인 어라이벌에 1290억원의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수소차 라인업 강화를 비롯해 수소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공동회장으로 참석해 “미래 수소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 수소산업 각 분야별,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3가지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도 이뤄진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3대 전략 방향으로 Clean Mobility(친환경 이동성)와 Freedom in Mobility(이동의 자유로움), Connected Mobility(연결된 이동성)를 제시한 바 있다. 그에 앞서 같은해 1월에는 싱가포르의 그랩에 300억원을 투자했고 그해 7월 메쉬코리아에 225억원, 중국 임모터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8월에는 인도 레브에 150억원을, 11월에는 싱가포르 그랩에 추가로 3033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의 올라에 약 3700억원을, 4월에는 코드42에 20억원을 투자했다. 7월에는 KST모빌리티에 50억원을 연이어 투자했고 10월에는 미국의 자율주행차 전문 기업인 앱티브와 만났다.

지난 1월 폐막한 CES 2020에서는 우버와도 만났다.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용 비행체)를 기반으로 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 항공우주국에서 영입한 신재원 부사장을 중심으로 ‘하늘’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UAM 사업부까지 신설해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지상과 하늘을 오가는 입체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2.15  11: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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