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두 달 만에 사망 420명

지난해 12월 초 처음 발생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한 지 두 달 정도 만에 누적 사망자가 420명을 넘어서면서 무서운 확산세와 살상력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면에 나서 ‘전염병과 전쟁’을 선포하고 나설 지경이 되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월 4일 화요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라고 발표했다.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8일 발병지 우한에서 첫 확진 판정이 나온 지 약 2개월 만이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235명, 사망자는 64명 늘어났다.

일일 사망자 수가 6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20일에 월요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공식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 있는 일. 특히 발병지 우한이 포함된 중국 후베이성에서만 사망자와 확진자가 하루 동안 각각 64명과 2,345명 늘었다. 엄청난 속도.

새로 늘어난 확진자와 사망자는 우한에서만 각각 1,242명과 48명이다. 지난 2월 4일 0시 기준으로 후베이성 전체 누적 확진자는 13,522명, 사망자는 414명을 기록했다. 1,567명은 중태, 576명은 매우 위독한 상태. 사망자가 수백 명 더 나올 것 같다.

같은 시점 기준, 중국 내 전체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 2,788명이 중태, 632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환자는 23,214명.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221,015명이고, 이 중 171,029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무시 못 할 파장이다.

중국 본토를 넘어서, 중화권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중화권의 누적 확진자는 모두 33명. 홍콩에서 15명, 마카오에서 8명, 대만에서 10명이 나왔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은 재난, 동일본대지진

지난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 바로 동일본대지진이다. 동일본대지진은 지난 1995년 1월 17일 6,000여 명이 희생된 한신대지진의 180배 위력이었다. 한신대지진은 리히터 규모 7.3. 한신대지진으로, 6,300여 명이 사망하고, 무려 1,400억 달러의 피해가 났다. 그런데 동일본대지진은 한신대지진을 뛰어넘었다.

2011년 12월 현재,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 피난 주민이 3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복구에 나선 자위대원만 10만여 명. 재난피해규모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여전히 복구 작업 중이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초대형 쓰나미가 센다이시 등 해변 도시들을 덮쳤고, 진앙으로부터 250여 Km 떨어진 도쿄와 수도권 일대까지 건물 붕괴와 대형화재가 잇따랐다. 무엇보다 후쿠시마 현에 있던 원전 가동이 중지되며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은 10년째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도후쿠 지방에 후속 지진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지진 피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가 일본 전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일본대지진의 여파가 지속될 수 있어 문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꾼 중국 풍경

춘제 연휴가 끝난 지난 2월 3일 월요일, 최고 지도부 회의를 소집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총력 대응을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인민의 생명과 건강은 중국 경제사회 전반의 안정과 대외 개방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은 통일된 지휘와 협조 체제를 갖추라며 바이러스 감염률과 사망률을 낮추라고도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이틀 연장한 춘제 이후, 중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자 총력전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 2003년 사스 유행 때의 관련 수치를 훨씬 넘겼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3일 월요일부터 9일 일요일까지 수도 베이징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출근 자제를 권고했다. 그래서 베이징 도심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눈에 띄게 줄었고, 거리 곳곳에서는 발열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에 없는 방역 시스템 가동이다.

어쩔 수 없이 근무해야 하는 공공기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의 경우, 매일 하던 브리핑을 온라인 채팅으로 바꿀 정도이다. 중국의 다른 정부 기관들도 외교부와 마찬가지로 대면보고를 생략하고 있다.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일어난 중국은 등록 판매제까지 도입했다. 위중 환자에 대한 병상 부족이 사망자를 양산한다는 말에, 중국 정부는 서둘러 1천 개 병상 규모의 훠션산 병원을 개원했고, 1,500개 병상 레이션산 병원도 2월 6일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달라져야 할 중국에 대한 세계의 인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은 문화선진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인식은 급전직하했다. 중국은 식용 금지 야생동물 취식으로 유행성 질환을 전파하는 후진국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갈림길에 서 있다. 그것은 세계화와 중국화에 대한 분기점이다. 미국을 넘보던 G2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 미국의 품격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라고 이번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위기가 없었을 수 없다. 문제는 해결 방안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일본. 1963년 데쓰카 오사무가 ‘철완 아톰’이라는 만화까지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당한 미군 원폭 투하 상흔을 지우려했지만, 결국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악재에 무너졌다.

일본인들에게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원폭 투하 상흔보다 더 크다. 일본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충격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2020년 7월의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이 굳이 일부 종목을 후쿠시마에서 분산 개최하려는 시도는 이 때문이다.

극복하지 못한 상처는 늘 트라우마로 남는다. 만약 참가국들의 우려를 뒤로 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분산 개최 성공을 통해서 원자력 극복의 역사를 창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일본은 재기의 발판조차 마련하기 힘들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2003년 사스 사태에 이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다. 2003년 중국과 2020년 중국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이 평가에 걸맞은 대응력을 보여야 중국은 명실상부 G2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