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통해 현금창출력 늘어났지만 5년간 자산규모 19% 감소 

사모채 시장에서 조달한 회사채-CP 지난해 모두 상환

▲ 삼성엔지니어링 건물 외관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체결하면서 영업적 성과를 거뒀지만 과거에 발생한 부채 상환으로 자산은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수주 계약에서 발생한 매출은 현금창출력으로 이어져 자산을 확대할 수 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유동자금이 생길때마다 기존의 부채를 상환해 자산 규모가 회복되지 못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5년 삼성엔지니어링부채규모는 5조9436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에 3조2423억원으로 5년간 45.4% 축소됐고, 부채비율은 249%까지 낮아졌다.

반면 자산총액은 4조5452억원으로 2015년 5조6307억원 대비 19.3% 축소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해외 플랜트 준공과정에서 예기치못한 손실로 원가가 늘어나 대규모 결손이 발생했지만 2018년부터 유가 시황이 회복되면서 중단되거나 연기됐던 계약이 회복돼 발주가 진행됐다.

2017년까지는 기존에 고객으로부터 연계 수주를 이끌어내면서 소폭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개별기준) 761억원의 결손금이 존재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2017년 사모사채 시장에서 총 7차례 회사채를 발행으로 2010억원을 조달해 그 해 부채비율은 406%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은 대규모 수주 확보에도 더 이상 외부차입을 진행하지 않고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비용으로 충당하기 시작했다. 공사계약으로 선수금(단기부채)이 잡히면 공사진행률에 따라 비용으로 상각했고 공사에 따른 이익을 점차 늘려갔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또한 회사채 발행으로 원자재를 매입하기 보다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계약 이행 보증을 제공받거나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에 선수금 환급 보증 계약을 받고 발주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수주가 진행돼 매출이 발생하면 곧바로 진행률에 따라 비용처리되고 일부 이익이 누적되면 회사채를 갚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주 계약이 진행되면 공모채 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낮은 신용등급으로 사모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2017년에 조달한 사모채도 발행금리가 4%를 웃돌아 비용 부담이 컸었던 만큼 외부 차입을 최소화했다.

2018년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의 타이오일 프로젝트, 중동 UAE의 CF프로젝트 등 수주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등 해외 대형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고, 2019년에도 잇따라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수주 행진을 이어가면서 남아있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모두 상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은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성 장기차입금 상환에 1758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49%로 크게 낮아지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신용등급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은 2018년 BBB+(안정적)으로 확정된 이후 변동이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7년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과 차입비중을 놓고 “현재의 현금창출력 수준으로 볼 때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년새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신용등급 변화는 시간 문제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초 알제리 Hassi Messaoud 정유 프로젝트에서 1조9372억원의 계약을 따내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산업환경공사에 4798억원의 공사수주를 받는 등 일감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사이 유가 시황이 개선되면서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14조2000억원으로 향후 매출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원가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대형 프로젝트에서 일부 예측하지 못한 원가는 종종 발생하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년간 업계가 호황이었다기 보다 유가가 회복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해 기존에 연기됐던 발주가 회복 됐다”면서 “이에 따라 중동쪽 수요가 증가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