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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게 이동하라③] 스마트 시티, 데이터의 꿈빛과 그림자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메가시티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또 교통체증이라는 숙적을 상대하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기업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율주행차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측면의 고민이 아니라 스마트 시티 구성에 따른 큰 그림을 그리는 시도도 있다.

▲ 토요타의 우븐시티. 사진=최진홍 기자

스마트시티, 문제해결의 포인트
교통체증은 물론 메가시티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단순 모빌리티 측면의 접근이 아닌 말 그대로 대단위 플랫폼 측면의 접근도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스마트 시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CES 2020 현장에서 스마트 시티의 서울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기술로 낙후된 구시가지의 활력을 되살리고, 강력한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모든 것이 연결된 스마트 시티야말로 교통체증은 물론 메가시티의 어려움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CES 2020에 스마트 시티의 청사진이 다수 등장한 이유와 맥을 함께 한다.

지난해 CES 2019까지 많은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중심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센서 기술과 반도체, 나아가 소프트웨어 기술을 자랑하는 업체들이 다수 포진했었다. 핵심은 ‘얼마나 자율주행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가’로 좁혀진다.

올해 CES 2020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까지는 자율주행 기술이 곧 모빌리티의 진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으나, 이번에는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9년 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개하며 모빌리티의 1차 관문을 넘었을 당시, 일본의 토요타가 이팔렛트를 공개하며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바람을 일으켰던 불씨가 CES 2020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스마트 시티의 본격적인 행보다.

이팔렛트를 공개하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토요타는 올해 스마트 시티 ‘우븐시티’를 전격 공개했다. 우븐시티는 토요타 퇴직자와 기타 관계인들을 모아 만들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시티다. 토요타를 도로 인프라를 디지털로 제어하는 한편 다양한 초연결 실험의 테스트 베드로 우븐시티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 도시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스마트 시티 전략의 연장선이다.

우븐시티의 내부에 이팔렛트가 이동하며 이동하는 사용자 경험을 채우는 방식이다. 결국 모빌리티 전략을 추구하면서 큰 틀에서는 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것이 ‘자동차 업체’ 토요타의 비전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전략을 보여준 바 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적용할 홈 사물인터넷 사례를 언급하면서 V2X(Vehicle-to-Everything)의 구현도 강조했다. 이동의 모빌리티와, 사물인터넷과 사람의 연결성을 통해 스마트 시티의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무대에서 스마트 시티 청사진은 더욱 구체적이다.

구글 알파벳 산하 사이드워크랩스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시티의 청사진을 그리는 곳이다. 2014년 래리 페이지 구글 전 CEO가 Y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세상에 모습을 보였으며, 기존의 도시재생과는 차원이 다른 로드맵을 추구하고 있다. 도시 곳곳에 인터넷과 센서를 배치하고 도시의 환경오염 및 교통체증 등 다양한 현상을 분석해 데이터로 축적한다. 심지어 기후변화에도 대응한다. 만약 도시에 비가 내리면 각 상점에 비치된 가림막이 자동으로 펼쳐져 인도를 걷는 사람을 보호하는 방식이며, 나아가 아예 기후를 정밀하게 예측해 도시 단위의 예보를 시도한다.

도로의 모든 신호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기적인 알고리즘을 전개하고, 이에 맞춰 자율주행차량이 물에 떠 다니듯 움직이는 그림도 포함되어 있다. 친환경 에너지는 사용하며, ICT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도시의 모든 것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현재 사이드워크랩스는 토론토 시와 온타리오 주 정부, 연방정부와 협력해 2001년 퀘이사이드(Quayside) 및 포트랜드(Port Lands)에 새로운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중이다.

중국은 항저우를 스마트 시티의 무대로 낙점했다. 지난 2017년 시티브레인 1.0을 공식 발표하고 2년간 교통체증 해결 부분을 중점 추진했으며 최근에는 2.0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내 곳곳의 신호등 및 도로의 CCTV를 활용해 인공지능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유기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2.0 버전에는 치안강화가 핵심이며, 시내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이 10분 내 출동하는 것이 목표다. 행정 서비스의 모든 온라인화 및 도시의 각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는 툴도 개발하고 있다.

▲ IBM의 스마트 시티. 출처=갈무리

이 외에도 신선한 시도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정부가 즉각 이를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IBM은 지난 2000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니스 스마트시티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브라질 정부와 협력해 리우데자네이루에 ‘지능형 운영센터’를 만들었다. 이 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시티’, 인도에서 ‘디지털 인도’를 내세우며 스마트 주차, 스마트 빌딩, 원격 전문가, 스마트 러닝, 스마트 업무 공간 등 각종 스마트시티 관련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맹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단순 포털에서 벗어나 데이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는 가운데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 청사진을 차근차근 완성시키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A-CITY를 공개했다. 도심 각 공간을 로봇이 스스로 이동하며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창출하는 한편 인공지능과 로봇이 공간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해 다양한 인프라를 자동으로 꾸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액션플랜은 정교하다. 네이버는 우선 실내외 공간을 모두 매핑해 정밀한 HD맵을 완성한다. 해당 HD맵은 정교하게 지형을 반영하며 실시간으로 변경된 데이터가 적용된다. 이러한 HD맵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자율주행 로보틱스다. 네이버랩스는 저렴한 기기로 무장한 양산형 자율주행 로봇과 차량을 통해 HD맵을 완성하는 영악함도 보여줬다.

기초체력은 탄탄하다. 네이버가 지난 2017년 3월 인수한 에피폴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피폴라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이후 서울시 3차원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에 참여해 국내 최초로 WebGL 기반의 3차원 공간정보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나아가 3D 지도 콘텐츠는 물론, 건물 사진 촬영으로 해당 건물의 POI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비주얼 검색 기술을 확보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으로 여겨진다.

네이버는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로봇을 주요 매개로 삼아 3D HD맵을 꾸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도에 오든 오프라인이 담기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려는 네이버의 미션이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A-CITY를 조성하지만 실제 내부 액션은 제3자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네이버랩스는 그간 연구해 온 도로 자율주행 기술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빌딩 내부에서의 서비스를 넘어, 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 플랫폼을 활용해 빌딩을 중심으로 외부 공간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SK텔레콤 및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도 스마트 시티 전략이 뛰어든 상태다.

▲ 네이버의 A-시티 청사진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스마트 시티의 빛과 그림자
스마트 시티는 교통체증을 비롯해 메가시티의 어려움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다. 모든 도시가 연결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성, 그리고 빅브라더의 공포다.

최근 불룸버그는 2020년을 맞아 등장이 예정됐으나 결국 불발된 신기술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우버의 플라잉카와 하이퍼루프 상용화, 다이슨의 전기자동차 출시 및 아마존의 드론 물품 배송이 포함됐다. 불발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기술도 있으나 대부분 2020년을 기점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겠다고 호언했으나 현실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시티도 비슷하다. 아직 스마트 시티는 기존 도시와의 연결점을 찾지 못했고, 일종의 시범지구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스마트 시티 기술력 자체가 아직은 시범단계에 불과한데다, 무엇보다 기존 도시 인프라와의 절묘한 만남은 요원한 상태다.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스마트 시티가 우리의 삶으로 들어오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빅브라더의 공포도 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체증을 비롯한 메가시티의 문제점을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대안이지만, 도시가 하나의 시스템의 감시에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해킹 등에 취약하다는 말과 동일하다. <끝>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2.04  1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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