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간배당 지급한 SK이노베이션도 배당 감축…자사주 매입

삼성SDI 순이익 46% 감소에도 주당배당액 1000원으로 전년과 동일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실적 감소 영향으로 현금 배당액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 비중)으로볼 때 전년 대비 10% 포인트 이상 상승했지만 1주당 배당액이 줄어들면서 주주에게 지급되는 현금 배당액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배터리 부문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도 실적 악화 탓에 주당 배당액이 2018년 대비 62.5% 감소한 3000원으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년간 중간배당을 실시해 대표적인 고배당주 기업으로 꼽혔지만 하반기 사업환경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96% 감소하면서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삼성SDI는 실적감소에도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해 순이익은 46% 줄어든 4024억원을 기록했지만 주당배당액은 1000원을 유지했다.

◇ LG화학, 4분기 ESS관련 충당금 3000억원 반영…순이익 75.2% 축소

LG화학은 실적감소와 함께 성과급도 축소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올해 LG화학은 생산직을 포함한 전직원에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격려금으로 인당 50만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배당을 비롯해 전사적 차원에서 비용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대비 주당배당액이 4000원 감소하면서 총 배당규모는 1536억원으로 지난해 4600억원 대비 67% 줄었다. LG화학의 현금 배당 축소 결정은 1년간 당기순이익이 75%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난해 LG화학은 자동차전지 출하 증가로 인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조3504억원(60.1%) 줄었다.

지난해 LG화학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56억원, 3761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는 ESS화재 관련 충당금 3000억원을 설정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증가에도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일회성 요인도 있지만 정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영향도 존재한다.

핵심수익원인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7~2018년 매출액 대비 10%가 넘는 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9.1%까지 떨어졌다. 업스트림 공정인 NCC(나프타분해센터), PO(폴리올레핀)의 수요가 악화된 영향도 크다.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1조4178억원으로 2018년 2조314억원 대비 30% 줄었다. LG화학은 유럽시장의 배터리 수요 증가로 전지부문에서 매출이 2018년 대비 28% 증가한 8조350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삼성SDI, 주주환원 방식 ‘눈길’

배터리부문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도 순이익이 각각 96.1%, 46% 축소됐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식이 다소 달랐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중간배당과 결산배당 합산해 주당 8000원의 배당을 지급했지만 올해 결산배당을 1400원으로 축소해 주당 3000원의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결산배당액을 축소한 대신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액은 462만8000주으로 발행주식의 5%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주가안정 차원에서 진행됐고 소각은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실적 감소로 순이익이 전년에 이어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2014년 보통주 1주당 1500원을 지급했지만 2015년부터 5년간 주당 1000원으로 유지중이다.

LG화학은 주당 배당금을 낮췄지만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배당성향은 전년대비 17.8%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결산 배당성향은 49% 수준이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실적발표에서 “조금이라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기존보다 배당성향을 50%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