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우한 폐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LCD 패널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OLED 전환을 앞 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초긴장이다.

3일 현재 우한 폐렴으로 인한 현지 사망자는 361명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타벅스 및 애플, 이케아는 중국 전 지역에서 일시 철수했으며 우한에 공장을 가동하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올스톱’이다.

▲ 중국 광저우 공장. 출처=LGD

디스플레이 업계도 우한 폐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CSOT 및 티안마 등이 현지에 패널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지 공장 가동을 이달 중순까지 중단시킨 가운데,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중국 우한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 글로벌 LCD 공급 과잉 현상은 일부 해소될 여지가 있다. 최근 일본 도시바 팹에서 정전사태로 낸드플래시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일부 잡힐 수 있다는 전망과 맥을 함께 한다.

중국 우한의 현지 패널 생산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춘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직은 LCD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중국발 ‘박리다매 공습’이 일부 잦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LCD 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OLED 공정으로의 전환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중국 우한에는 LCD를 비롯해 OLED 공정도 다수 위치해 있으며 무엇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합작회사를 바탕으로 OLED 공장이 위치해 있다.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에서는 고해상도의 55,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생산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최대 생산량인 월 9만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야심찬 계획이 우한 폐렴의 직격탄을 맞을 경우 당장 OLED 전환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광저우는 물론 옌타이에는 LCD 공장도 있기 때문에, 우한 폐렴 사태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전체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모든 전자기기에 핵심으로 들어가는 부품이기 때문에, 우한 폐렴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현지 공장 가동이 늦어질 경우 상상할 수 없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업황 악화는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