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1달이 지났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고자 연초에 마음먹었다면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올 만한 시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그렇지 않으리라 믿지만, 혹시 스스로에게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진 않은가? 무언가를 포기할 때 가장 훌륭한 변명이 되어주는 '시간부족'. 오늘은 지구상의 모든 이에게 유일하게 평등하게 지급되는 '시간'이라는 자원에 대해 얘기해 보자.    

회사라는 공간에서 직장인들이 시간관리에서 자주 실패하는 이유가 있다. 말 그대로 '시간'을 관리하려해서 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사실 직장에서 당신의 시간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일'이다. 즉 당신의 업무를 관리해야 시간이 관리된다는 것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직장에서 시간관리에 대해 주로 받는 질문과 나의 의견을 써보면 다음과 같다. 

 

Q1. To-do list는 반드시 필요할까?

쉬운 질문이다. 반드시 필요하다. 당신은 회사라는 조직에서 스킬을 배우며 성장해나가겠지만 가장 첫번째로, 그리고 회사 이후의 삶을 위해서도 반드시 챙겨야 할 스킬은 '계획적인 업무처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인이 된 당신은 회사를 다니든 사업을 하든, '일을 한다'는 것은 공통분모이기에 하루에 처리해야 할 일의 양을 가늠하고 시간을 배분하는 능력은 업종과 지위를 불문하고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직장인의 경우 아침 출근하여 메일을 확인하기 전 15분의 시간은 To-do list 작성에 할애하자. 이때 주의할 점은 To-do list를 업무목록을 나열하는데서 끝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사항', '연락대상'과 '언제 연락하면 가장 좋을지'와 같이 작은 부분까지 실행계획을 뒤따라 그려야 한다. 여기까지가 To-do list이다. 여기에 나의 경우는 휴식과 같은 재충전시간도 반드시 리스트에 넣고 있다. 우리는 초·중·고·대학교 무려 16년간 50분 집중하고 10분 쉬어왔다. 당신의 집중력 패턴에 일정을 맞춰주는 것은 시간을 아끼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즉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5분, 10분이라도 가벼운 걷기나 먼 곳을 바라보며 차 한잔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리프레쉬 뿐만 아니라 이어질 업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주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Q2. '급한 일'부터 해야할까? '중요한 일'부터 해야할까?

'급한 일'은 '납기'의 문제이고, '중요한 일'은 '목표'의 문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흔히 직장인들은 '급한 일'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일이 안 급한 적이 있었던가? 이와 관련하여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우선순위 업무분류법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젠하워 박스라고도 불리는 이 업무분류법은 긴급성과 중요성을 기준으로 업무를 분류하는데서 시작한다. 

1.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 : 실행시기가 가까워 온 프로젝트, 납기가 코앞인 보고서, 위기상황 등

2. 긴급하지는 않는데 중요한 일 :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 가족과의 대화, 건강관리 등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 잠깐의 급한 업무, 우편물 처리, 목적이 불분명한 회의 등

4.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 이외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활동 일체

당신은 어떤 업무를 가장 우선으로 두는가? 우리가 번아웃되는 것은 1번 업무에만 매몰될 때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이 4가지 업무 중 당신의 '미래'와 관련된 일은 어느 쪽인가?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답이 나올 것이다. 아이젠하워는 최우선순위는 2번 업무라 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고, 괴테 역시 '가장 중요한 일이 덜 중요한 일로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즉, 급한 일을 미리 손 쓰고 '중요한 일'이 왜 중요한지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여 충분한 시간을 투여하는 것이 바른 태도라 할 수 있겠다. 그럼 하나 더 묻겠다. 그 '중요한 일'이 진정으로 '당신'에게 중요한 일인가? 본디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일은 다른 이가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당신의 인생이 정체된 듯 하고 조직내외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당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이 당신을 성장시킬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 아이아코카는 '시간을 잘 쓰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전력을 기울여라'고 했다. 당신의 시간의 일부를 꿈을 위해 할당해 줄 필요가 있다.

 

Q3. 시간관리에 좋은 툴은 무엇인가?

사실 이 질문이 가장 많다. 우리는 당장, 오늘, 지금부터 도움이 되는 무언가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필자의 경우 일정관리는 '구글 캘린더', 업무관리는 'Wunderlist', 정보수집은 '네이버 keep이나 네이버 메모'를 주로 이용한다. 이 칼럼도 네이버 메모를 이용해서 쓰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글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이게 전부다. 사실 나는 다양한 툴을 사용하는 편이 아니다. 내가 툴을 선택하는 기준은 언제 어디서든 즉시 사용할 수 있는지이며, 흘러가는 생각의 순간을 부여잡을 수 있도록 잠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툴이 다양하면 오히려 헷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기에 추가적인 툴은 자제하고 위에 툴에 계속해서 정보를 누적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단편적인 생각들이 누적되어 간다면 조각난 채 그냥 둘 것이 아니라 생각정리 프레임으로 엮어둘 필요가 있다.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마인드 매핑'은 이럴때 유용한 생각정리방식이다. 관련된 툴로는 'X-mind'가 있으니 한번씩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당신의 시간을 당신이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게될 때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직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어쩔수 없다고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당신의 시간을 당신의 손바닥 위에 두는 연습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