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新검사법 개발…6시간 만에 확진가능
진단제품 개발업체, 때아닌 특수…중국 진출 속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출처=질병관리본부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11명의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도 나오지 않고 있어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예방이 최선인 상황에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법이나 진단키트가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르고 정확하게 감염자를 색출하고 외부 접촉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신종 코로나 사태를 효과적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다수의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검사법이나 진단키트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 진단 6시간이면 충분

최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특화된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법이다. 기존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보다 검사 시간을 4분의 1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새로운 검사법을 철저한 검증과 평가를 거친 뒤 전국 18개 보건환경연구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특화된 검사 체계다. 6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 확인이 가능하고 1회 검사로 확진을 판별할 수 있어 기존 검사법의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는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유전자 염기서열 검사의 두 단계를 거쳐 확진 환자를 판정했다. 이로 인해 진단과 치료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돼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새로운 검사법 개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을 타깃으로 진단이 가능해졌고,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오더라도 많은 검사가 가능해 감염 여부에 따른 적극적인 방역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시약제조 기업들이 진단키트를 제조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검사법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허가된 상용 진단시약은 없다. 개발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긴급사용 승인 등을 통해 빠르면 2월 초부터 민간의료기관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평가 신청 공고를 냈다. 신청하는 기업에 순차적으로 인허가를 낼 계획이다. 긴급사용제도는 감염병 대유행 우려 시 허가되지 않은 진단 시약도 평가해 한시적으로 사용을 승인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진단시약의 긴급사용 요청에 대비해 질병관리본부와 공조를 강화하고 제품 평가자료 접수시 안전성과 정확성을 검토해 신속히 승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중국 업체와 손잡고 진단키트 개발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국내 진단키트 개발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랩지노믹스, 수젠텍 등 이미 몇몇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 업체는 과거 메르스나 지카 진단키트를 개발했던 원천기술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업체보다 진단키트 개발업체가 먼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랩지노믹스는 중국 하남성 남양시에서 검사센터를 운영하는 'YIDAICL'과 중증 급성호흡기 감염질환 진단키트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랩지노믹스는 공동연구를 통해 YIDAICL에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 진단키트 개발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진단키트 개발이 완료되면 YIDAICL을 통해 남양시 제일인민병원을 포함한 하남성에 우선 공급하고 기타 지역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2년 설립된 랩지노믹스는 10년 넘게 축적된 유전체 분석기술과 생물정보학을 바탕으로 20여 종의 분자진단 서비스를 개발한 기업이다. 특정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고 암 유전자검사, 염색체 이상 검사, 산전 기형 검사 등 다양한 분자진단검사법을 개발했다.

바이오 진단 기업 수젠텍은 지난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속 진단키트 개발을 위해 중국 휴먼웰 바이오셀 바이오텍(이하 바이오셀)과 손을 잡았다. 바이오셀은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휴먼웰 헬스케어 그룹의 진단 전문 계열사다. 이번 협약으로 수젠텍은 항체와 전처리 시약, 키트 등의 개발을 담당하고, 바이오셀은 중국 내 검체 확보를 통한 임상시험과 생산, 판매를 맡는다.

수젠텍 관계자는 “우한 폐렴은 신종 질환으로 현재 전용 진단키트가 없어 중국 보건당국에서는 유전자 분석 등의 방법으로 진단을 하고 있다”며 “우한 폐렴 전용 진단키트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우한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셀을 통해 임상 검체를 신속히 확보해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