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2018년 52%→2019년 10%로 급락
올해 반도체 업황 ‘상저하고’…원가절감으로 이익 극대화
매년 주주배당만 6490억원…올해 SK텔레콤 1461억원 수령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의주시’…컨틴전시 플랜 마련

▲ 출처=SK하이닉스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실적이 추락한 가운데 원가 절감 자구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특히 올해 투자 및 생산 전략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는 한편,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배당 정책으로 주주환원 강화까지 나선다.

SK하이닉스는 31일 연결 기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69907억원, 영업이익 2조7127억원, 순이익 2조16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33%, 87%, 8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만으로는 매출 6조9271억원, 영업이익 236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0%, 4분기 영업이익률은 3%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 지난해 SK하이닉스 실적 영향


▲ SK하이닉스 2018~2019년 실적(단위=조원).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실적 감소는 글로벌 메모리 산업 불황이 기인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양대 산맥인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각각 37%, 27% 감소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는 수요 부진뿐만 아니라 공급과잉까지 빚어져 ASP(평균판매단가)까지 하락해 실적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물론 4분기부터 낸드플래시 부분에서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 일어났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보유 재고 소진에 초점을 맞춰 ASP 상승이 상쇄됐다.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재고 소진에 초점을 맞췄다. SK하이닉스는 D램 재고를 3분기 말(9월 말) 5주 수준에서 지난해 말 4주 미만으로 줄였다. 또 낸드플래시도 연말 기준 재고를 5주 미만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췄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고 감소를 진행할 방침이다.

실제 재고 소진 부분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8% 증가했지만, ASP는 7% 하락했다 또 낸드플래시는 10% 증가했지만, ASP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종합하면 D램, 낸드플래시 두 분야에서 모두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ASP 상승까지 나타나지 않아 영업이익 부분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선제적 투자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으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4분기 실적에 대해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을 확대한 제품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올해 투자·생산 계획 ‘보수적’…원가절감 ‘사활’


▲ SK하이닉스 청주 M15.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부분에서 4분기뿐만 아니라 연간 부분에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18년 52%에서 42%p(포인트) 하락한 10%로 주저 앉았다. 올해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수요 대응에 원가 절감까지 더해 순이익 증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시장이 서버 D램 수요 회복, 5G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형적인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음)’의 수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5G 기반 서비스 및 디바이스 등 D램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PC 및 데이터센터향 SSD 수요 증가하는 한편, 고용량화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계약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 D램은 컴퓨팅 제품을 중심으로 연간 가격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모바일 D램도 1분기 비수기 이후 하반기부터 5G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따른 안정적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개선되고 있는 수요 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함에 따라 보다 신중한 생산 및 투자 전략을 운영할 방침이다. 공정전환 과정에서도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향상시키는 한편 차세대 제품의 차질 없는 준비로 원가 절감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주주환원 강화 및 중국 리스크 예의 주시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 거점.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주당 배당금 1000원을 최소 금액으로 고정하고 여기에 연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매년 최저 주주배당 총 금액은 6940억원이다.

이는 잉여현금흐름 감소에도 호황기였던 지난 2017년 수준의 주당 배당금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2019년 주당 배당금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만큼 1000원으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1억4610만주, 22.07%)은 이번 주주배당으로 1461억원을 지급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충칭 등 생산 거점을 마련해두고 있으며, 일부 주요 고객사도 중국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우시를 비롯한 중국 소재 사업장에서 큰 변화나 조업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라며 “다만 회사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