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코로나바이러스현황 지도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중국발 ‘우한폐렴’으로 인한 불안감 확산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국내 감염자 수 증가 추세로 인한 불안감은 국민들의 구매 행동을 바꾸어 놓았고, 유통업계에서도 이전에는 예상할 수 없었거나, 매우 드물었던 일들이 벌어지면서 어떻게 대응할지 망설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용품 수요 예상외 '폭증'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의 배출 혹은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방진마스크 수요의 폭발적 증가다. 특히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을 막을 수 있는 ‘KF94’, ‘KF99’ 등급 마스크는 요즘 ‘없어서 팔지 못 할 정도’로 수요가 폭증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우한폐렴 확진 판정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27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편의점 CU의 마스크의 매출은 2019년 12월 대비 10.4배 증가했다. 통상 CU의 편의점 마스크가 겨울과 봄의 미세먼지나 황사가 기승을 부릴 때 평소보다 판매가 5배에서 최대 8배까지늘어나는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CU, GS25의 가맹본사에서는 각 지역 가맹점에서 들어오는 마스크, 휴대용 손소독제 주문요청을 감당하지 못해 주문에 제한을 거는 일도 발생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채널들이나 기업 단위 마스크 대량구매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 출처= 제보

마스크 등 바이러스 확진 예방 물품의 부족은 유통채널까지도 이어졌다. 국내 오픈마켓에서는 단 며칠 사이에 KF94등급 마스크가 품절되거나, 동일 제품이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는 일도 벌어졌다. 불안심리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자 한 온라인 판매자들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마스크 가격을 조정해 폭리를 위하고자 한 개별 판매자들과 그들을 방치한 오픈마켓을 처벌해야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 생활용품 제조업체들은 폭증하는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성의 마스크 신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홈쇼핑 채널은 방진 마스크 특집 판매방송을 긴급 편성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 시기’에 딱 맞춘 기부로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도 있었다.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는 31일 약 3000만원 상당의 자사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KF94등급 밸브 마스크 2만개를 항만공사와 사랑의 열매에 기부한다고 밝히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 출처= 무신사

외식도, 장보기도, 배달도 불안하다 

바이러스의 전염성은 소비자들이 아예 사람들을 대면하는 것 자체를 점점 꺼리게 만들고 있다. 외식 업체를 방문하는 고객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시장이나 마트에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도 줄었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금현 씨(66)는 "오후 3시에 서울 경동시장에 장을 보러 갔더니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없어 매우 한산했다"라면서 "시장 상인들도 몇 없는 손님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설 연휴부터 기간부터 30일까지 외식 브랜드 점포의 고객들이 지난해 대비 20% 가량 줄었다는 조사도 나왔다.  중국인 방문객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 중구의 백화점, 면세점 방문 고객도 10% 이상 감소했다.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서울 을지로 소재 A호텔은 일단 중국인 투숙객이 20% 줄어들얼었고 국내 투숙객들도 대폭 감소했다. 중국인들과의 접촉을 아예 피하기 위함이다.   

이번 사태에는 메르스 등 과거 전염 질환들이 유행했던 시기와 다른 점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음식배달 직원들의 방문도 꺼리게 된 것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은 최근 국내 중국인 밀집지역에 있는 음식점의 배달 주문을 받지 말아들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영화관 운영중지, 확진자 이동경로 지도까지 

일 단위로 늘어나는 국내 확진 판정자 수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가서 소비하는 콘텐츠 유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CGV는 국내 5번째 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자가 설 연휴 자신의 여자친구과 함께 성신여대CGV에서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이 알려졌고 해당 영화관은 즉각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그 외 확진자들이 들렸다는 음석점 혹은 특정 점포들은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언제 어떤 장소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기발하 아이디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질병관리본부 통계와 네이버 오픈스트리트맵을 활용해 만든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지도’가 게시됐고 이는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여기저기로 공유됐다. 이 지도에는 1차부터 11차 바이러스 확진자들의 이동경로와 현재 상황이 아주 자세하게 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