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입주 2년을 맞은 서울 아파트들의 평균 전세 보증금 인상액이 서울 아파트들의 평균 전세보증금 인상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이 양극화되면서 강남3구와 과천의 경우 전세보증금 인상액이 1억원을 훌쩍 넘었다. 또 올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전세가격 상승을 보이고 고가주택 보유자 전세대출 제한으로 반전세 경향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2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 인상액 7배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입주 2년이 지난 2018년 아파트 460개 단지, 34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8년 대비 호당 평균 전세금 인상액은 327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파트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이 2년전보다 146만원 오른 2억4600만원인에 그친데 비해 입주 2년차를 맞은 전국 단지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2억8400만원보다 11.5% 오른 3억17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입주 2년차 아파트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1.6배 가량 높았고 보증금 인상액도 7배에 달했다.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서울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의 6억8600만원에서 15.2% 상승했다. 금액만 2년 전에 비해 1억400만원이 올라 7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4억7700만원으로 2년 전 대비 1500만원이 올랐다.

그 외 지역의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대구는 3억2800만원으로 2년전보다 5000만원 상승했고 대전은 2억6300만원은 2년전보다 4500만원 상승했다. 세종은 2억1700만원 2년전보다 4300만원 상승했다. 지방광역시에서 구축과 신축 아파트간의 전세시장 양극화를 보였다. 울산, 충북, 경북, 전북, 부산, 경남, 강원 지역의 경우 아파트 전체 호당 평균 전세가격이 떨어졌지만 입주 2년차 신축 아파트의 전세금은 824만원~2780만원 올랐다.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는 제주의 전세 보증금은 전체 평균(▼460만원)과 입주 2년차(▼597만원) 아파트 모두 동반 하락했다.

입주 후 2년차 단지가 많은 지역은 첫 전세기간 만료 등의 영향으로 전세보증금의 증가액도 더 컸다.

특히 올해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세 도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3구와 과천 등의 전세금은 1억원 이상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전세 실거래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준공한 2018년 아파트의 전세 신고건수는 5181건으로 이중 강남3구가 1485건으로 28%를 차지하고 있다.

강남3구 중 한 곳인 송파구는 2년 전 대비 전세보증금이 무려 2억500만원 올랐다.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집중돼 2018년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59% 떨어졌지만 지난해 말 전세계약 기간이 1년차가 되면서 매매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가격도 상승추세다.

서울 강남구의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억1800만원 오른 11억3400만원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4월)와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11월) 두 단지가 올해 입주 2년차를 맞는다. 서울 서초구 역시 2년 전의 12억원과 비교해서 1억1100만원(9.3%) 오른 13억1600만원이다. 서초구는 2월부터 입주하는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신반포자이 등 5개 단지가 2년차 아파트다.

경기도 과천시는 2년전의 7억5500만원 대비 1억1500만원(15.3%)이 올라 8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가 오는 7월에 전세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식정보타운을 기다리는 청약수요와 맞물려 지난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1.5% 가량 상승했다.

전세시장, 수도권 국지적 상승과 반전세 늘 듯

2년 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시장은 최근 들어 서울 강남, 양천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만 비수도권은 입주물량 증가와 장기간 이어진 집값 하락으로 안정세에서 신축 아파트 위주로만 전세가격이 올랐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전세 매물 감소와 수요 증가로 국지적 상승이 예고된다. 공급의 측면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세금 및 대출 규제가 강화와 갭투자 감소로 전세 매물은 줄고 있다. 보유세 인상으로 집주인들도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 제한, 올해부터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2년 거주 강화와 내년부턴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 요건 추가 조건까지 더해져 임대 중인 자가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대기 중이라는 것이 KB 리브온의 분석이다.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세와 반전세, 월세 계약 등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0월부터 줄어 12월에는 7128건으로 지난해 월별 거래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반전세 거래량은 지난 12월에는 1528건 거래돼 전월의 1139건보다 34% 증가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전세계약 연장을 앞둔 세입자들은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지를 점검해보고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 현재보다 자금을 낮춰 이사할지 등의 철저한 자금 계획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