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31% 늘어 최대 실적 기록

사보험사, 바이오시밀러 약값 지원

바이오시밀러 미국서 본격 처방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매출 상승 전망

▲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매출이 급증했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돌풍을 일으키면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지원 정책 확대 등에 따라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약국 수준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간 교체처방이 가능해지는 등 미국에서 의료 비용을 낮추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친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셀트리온은 올해 더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램시마’ 처방 확대 보험 등재 덕분?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미국 파트너사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정맥주사(IV) 제형’ 매출이 지난해 4분기 9100만달러(약 10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에서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램시마의 지난해 매출은 3억달러(약 3539억원)다.

▲ 셀트리온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 미국 매출(단위 백만달러). 출처=화이자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가 급증한 이유는, 사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처방이 시작된 점이 꼽히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국민건강보험 제도 대신 사보험이 전체 보험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는 사보험사 공략이 어려워 진출이 어려웠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미국 3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에 램시마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시켰다. 해당 보험사에 가입한 환자들은 램시마를 처방받아 보험사로부터 약값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사보험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선호의약품에 등재하는 것에 더해 미국에서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처방자(의사 등)의 개입 없이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재할 수 있는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최종 지침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이전부터 화학합성의약품 오리지널 약과 복제약 부문에서 이를 활용해왔다. 교체 처방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상호교환성을 입증받아야 한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교체 처방은 바이오시밀러에 아주 우호적인 정책”이라면서 “장기적으로라도 상호교환성 인증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램시마 처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레미케이드 매출은 7억 5500만달러(약 8796억원)이다. 램시마가 출시되던 2016년 4분기에 레미케이드 매출은 11억 7300만달러(약 1조 3959억원)에 이르렀다. 3년만에 매출이 약 40% 감소한 것이다.

레미케이드 지난해 전체 매출도 30억 7900만달러(약 3조 5870억원)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레미케이드는 J&J의 자회사 얀센이 판매하고 있다. J&J는 “레미케이드 실적 감소는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램시마SC.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 미국 진출 가속화…‘램시마SC’ 주목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을 출시했고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에 대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트룩시마는 출시 한달만에 시장 점유율 2%를 기록하면서 ‘퍼스트 무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고 있는 ‘맙테라‧리툭산(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1월 미국에 처음 출시됐다. 트룩시마는 미국에서 항암 의약품 판매 경험과 노하우, 탄탄한 유통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제약사 테바가 판매를 맡았다.

맙테라‧리툭산은 2018년 기준 미국 매출 42억 4000만달러(약 5조 413억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트룩시마 경쟁 제품은 화이자 ‘룩시엔스’와 암젠‧앨러간 ‘ABP 798’, 산도즈 ‘릭사톤’ 등이 있지만 룩시엔스는 출시 전이고 ABP 798은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승인신청(BLA)를 제출한 상황으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산도스는 2018년 11월 허가 신청을 철회했다.

셀트리온은 또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을 미국에서 출시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초 FDA와 램시마SC의 임상 1상과 2상을 면제 받고 3상만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이는 유럽에서 먼저 신약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품목허가를 획득한 의약품이다.

램시마SC의 주성분인 인플렉시맙은 염증성 장질환에 약효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해당 적응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 임상 사이트를 열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램시마SC가 FDA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미국에 출시될 시 염증성 장질환 적응증 분야에서 유일한 TNF-α 억제제 피하주사 제제인 휴미라와 단독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에 이어 각 국 정부와 의료진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제성과 효능‧안전성을 갖춘 램시마SC를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을 넘어설 수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