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버거는 30, 40대 일본인들은 저녁 식사로는 빵보다는 밥을 선호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발되었다.    출처= Pinter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맥도날드가 일본에서 빵 대신 쌀로 만든 버거를 출시하면서 인터넷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CNN이 30일 보도했다.

맥도날드 재팬은 버거의 빵 부분(번, bun)을 특별히 만든 밥으로 바꿔 전통적 버거 재료와 양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내는 ‘밥 버거’(일본어로 고한 버거, ごはんバー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버거에 들어가는 번은 순수 일본산 쌀로 만든 밥에 향긋한 간장 소스로 양념되어 있어 소비자들은 "이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전통적인 버거의 맛과 함께 새로운 맛의 절묘한 조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맥도날드측은 밝혔다.

밥 버거는 데리야키(양념구이), 베이컨 상추, 후라이드 치킨 등 세 종류로 출시되며, 오후 5시부터 폐업 시간까지 판매하는 ‘나이트 맥’(Night Mac) 메뉴의 일환으로 전국에 걸쳐 한정 판매된다.

엄청난 반응

맥도날드 재팬은 출시를 앞두고 회사 공식 트위터에 암호 같은 내용의 트윗을 올렸는데 이것이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아아... 밥을 먹고 싶다"(あぁー、、、お米たべたい)는 간단한 글을 올렸을 뿐인데 이 메시지에 23만 5000개의 ‘좋아요’와 5만 6000개의 리트윗이 달린 것.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 메시지에서 밥 버거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눈치채고 회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몇몇 벼 농가가 맥도날드에 쌀을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1990년대 맥도날드 재팬이 점심 메뉴로 내놓았던 카레, 밥, 돈까스 메뉴를 복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맥도날드는 ‘밥(ごはん, 고한) 버거’가 서구 와 아시아 고객의 입맛 사이에 절묘한 타협점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밥 버거’ 출시를 알리는 맥고널드 재팬의 SNS 페이지.    출처= 맥도날드 재팬 공식 트위터

맥도날드 재팬의 밥 버거 담당 영업사원 도야마 고코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반응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신제품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했지요.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새로 나올 신제품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야마는 밥 버거를 출시하기로 한 결정이 시장조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결과, 30, 40대 일본인들은 그들이 십대 청소년 시절부터 즐겨 먹었던 데리야키와 프라이드 치킨버거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점심이 아닌) 저녁 식사로는 빵보다는 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배고픈 식객들에게 특별한 감정적 호소를 전달하기 위해 ‘밥 먹자’라는 의미의 ‘고한 데키타요’(gohan dekita you, ごはんできたよ)라는 광고 문구도 만들었다.

도야마는 "이것은 집에서 자주 듣는 귀에 익은 말로 들려서, 마치 사람들이 집에 있는 것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구"라고 말했다.

"엄마가 ‘얘야, 밥 먹자’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이 들릴테니까요”

밥 버거에도 경쟁자는 있어

그러나 맥도날드가 떠오르는 밥 버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밥 버거 출시는 사실 지난 수 십년 동안 밥 패티 번 버거를 판매해 온 일본 경쟁사인 모스버거(MOS Burger)를 뒤따른 것이다. 모스버거는 이미 1987년에 세계 최초로 밥 버거 번을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모스버거의 국제지원부 키도 마사카츠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주식인 밥을 사용하기 위해 이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밥 버거가 명실상부한 히트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가 밥 버거를 신제품으로 출시하자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도 모스버거가 이 제품의 원조임을 언급하며 맥도날드 재팬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도널드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현지 시장의 입맛에 맞게 어떻게 변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빵 대신 밥을 더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도야마는 "저녁 식사는 빵이 아닌 밥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 고객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앞으로 맥도날드의 밥 버거를 맛있게 즐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