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면조건 s-17, 80x100cm Oil on canvas, 2017

캔버스 위에서 펼쳐지는 최명영의 동작은, 작업의 여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물질과 사유의 양쪽이 서로 필요로 하는 양이성을 가지고 그 경계선을 흐릿하게 하면서 가능한 한 시선을 끌지 않는 방식으로 장식이나 이미지보다 작업에 대한 그의 태도가 특징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긴장을 유지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한 방식으로 가장 내밀하고 가장 사적이며 가장 강렬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다중적인 메시지를 제거한 특정한 색깔이나 질감으로만 제한하여 변화하는 흐름을 수용하고 소화하려는 포용성을 가지고 있으며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수많은 미디어와 표절물들에 현혹되지 않고 그것이 공급되는 근원에 주목하고 있다.

근원과 거기에 함축된 변화의 현상들에 주목하고 회화가 만들어지는 방식, 그리고 우리의 주변 세계에서 그 변화를 이끄는 힘에 주목한다.

 

최명영의 작업은 결코 가만히 멈춰 있지 않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며 동시에 여러 다른 순환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다. ‘절제와 현란함’ 사이를 오가는 변화가 있으며 다채로운 것에서 무채색으로, 기억에서 미래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재료의 선택에서 색상의 배합에서, 그리고 레이어적 작업방식 등의 모든 것에서 우리의 인식을 당황하게 하는데, 우리가 그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방식이 본질적으로 환원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분명한 이미지보다 사유적인 측면들의 근원이 되는 여러 쟁점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관심이 존재하며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은 재료를 가지고 독특한 언어를 만들어내는 예술에의 본질이 있다. 일상적인 재료들을 가지고 유용성 너머의 세상을 환기하는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까닭은, 물질 자체에 내재한 고유한 특징들 너머 작업과정의 노력과 수행의 관점에서 그 자체가 그대로 함축되기 때문이다.

맥락과 과정이 그 핵심이 된다. 최명영(Dansaekhwa-Korean monochrome painter CHOI MYOUNG YOUNG, Dansaekhwa:abstract paintings of Korea Artist CHOI MYOUNG YOUNG,최명영 화백,최명영 작가,단색화 최명영,모노크롬회화 최명영,단색화가 최명영,韓国単色画家 崔明永,韓国の単色画家 チェイ·ミョンヨン)의 작업 '평면조건'은 독창적인 사물 언어로서 그것이 진행되는 바로 그 순간의 산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며 무한한 공간과 끌어당김으로써 '형식이 녹아든 과정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글=김용대(金容大)

1987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미술관 리움(Leeum)에서 수석 큐레이터(curator)로서 ‘한국미학에 근거한 현대미술전시’를 기획하였다. 부산시립미술관장(2004~2006)과 대구시립미술관 초대관장(2010~2012)을 역임하고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는 전시’를 독립적으로 큐레이팅(curating)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