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태아, 단태아 대비 질병확률 높아

메리츠화재, 지난해 어린이보험 판매 1위

현대해상, 올해 어린이보험 왕좌 탈환할까

▲ 출처=메리츠화재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지난해 어린이보험 왕좌를 차지했던 메리츠화재가 내달부터 쌍둥이보험 판매를 1년만에 중단한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초 다태아를 대상으로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쌍둥이 전용보험은 단태아에 비해 질병확률이 높아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우려가 컸던 상품이다. 어린이보험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이어 왔던 메리츠화재의 영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올해 어린이보험 왕좌의 주인이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손해율 악화 우려 높았던 ‘쌍둥이보험’

메리츠화재가 어린이보험 '내Mom같은쌍둥이보험'을 손해율 악화로 내달부터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지난해 초 출시한 이 상품은 다태아도 단태아와 동일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가입이 가능하며, 다태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뇌출혈, 저체중, 조산위험, 선천이상 등의 진단·입원·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다태아의 경우 단태아에 비해 질병확률이 높아 그간 임신 16~20주 이하 다태아는 어린이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3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독점판매권)도 따냈던 쌍둥이보험은 출시 당시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상품이다. 단태아보다 다태아가 질병확률이 높다 보니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다태아 전용 보험 출시를 망설여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태아의 뇌출혈 발생률은 전체 태아 대비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주 이내 조산률, 2.5kg 이하 저체충아 출생률도 전체 태아와 비교했을 때 각각 8.2배, 9.7배 높다.

이 같은 손해율 악화 우려에도 메리츠화재가 쌍둥이보험 출시에 나선 것은 어린이보험 시장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하며 만년 선두에 있던 현대해상을 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이어 나갔다. 메리츠화재는 쌍둥이보험 출시 외에도 가입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한 어린이보험을 선보이며 시장점유율을 급격하게 늘려갔다.

▲ 출처=메리츠화재

◇ 메리츠화재, 어린이보험 왕좌 등극…다시 뺐길까?

이에 지난해 기준 메리츠화재는 현대해상을 꺾고 어린이보험 왕좌에 등극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1~12월 어린이보험 판매 건수는 34만4686건으로 현대해상(34만1339건) 보다 3000건 이상 높았다. 같은 기간 판매금액도 메리츠화재(286억7000만원)가 현대해상(272억4000만원)보다 14억 이상 높았다.

그러나 메리츠화재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쌍둥이보험이 손해율 악화로 판매중단에 이르게 되면서 지난해 차지한 왕좌의 자리가 위태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현대해상의 판매건수는 메리츠화재보다 1만5000건 이상 높았다. 지난 8일엔 현대해상이 업계 유일하게 선청성질환(Q코드)를 전부 보장하고 면책사항도 없앤 어린이보험을 출시하며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이 상품은 최근 6개월간 배타적사용권도 획득했다.

다만, 손해율 악화로 판매 중단에 이르게 된 메리츠화재 쌍둥이보험이 자사 전체 어린이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점유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쌍둥이보험의 지난해 1~12월 판매건수는 5366건으로 전체 어린이보험 판매건수의 1.6%에 불과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로 오는 2월부터 쌍둥이보험 판매를 중단하게 됐지만, 이 상품이 전체 어린이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에도 어린이보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 기조에 포화된 시장 속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일반 상품 대비 해지율이 적어 충성고객이 많고, 30살까지 가입연령을 확대한 상품이 주를 이뤄 2030 연령층을 공략하기도 좋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