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항공사들이 앞다퉈 중국 하늘길 축소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인 국적 항공사 8곳 모두 운휴 결정을 내린 가운데 아메리칸 항공과 독일 루프트 한자 등 해외 항공사들도 중국행 항공편 중단에 나섰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결정을 내리면서 지난 23일 주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이밖에 다른 중국 노선의 운휴를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인천~구이린과 인천~하이커우, 3일부턴 인천~창사 노선 운항을 각각 잠정 중단한다. 중국 정부가 이들 세 도시의 관광지를 통제한 데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는 대만과 홍콩을 제외하고 모두 28개 중국 노선(25개 도시)을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 역시 내달 1일부터 무안에서 싼야로 가는 노선 운항을 추가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30일부터는 무안~장자제 노선 운항도 중단한다. 

티웨이항공도 인천~싼야, 대구~장자제, 대구~연기 등 3개 노선 운항을 오는 3월 28일까지 중단한다. 모두 6개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인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 신규취항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전날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 등 업계 최초로 우한이 아닌 중국 전 지역 노선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에어부산도 2월 말까지 부산~장가계·시안·싼야·하이커우 노선과 지난해 11월 인천 진출 첫 노선이던 인천~닝보노선을 중단하기로 했다. 부산~옌지노선은 주2회로 감편했다. 이스타항공은 30일 청주~장가계노선을 시작으로 청주~하이커우 노선과 제주~상하이, 인천~정저우노선을 순차적으로 2월 말까지 중단한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항공사들의 중국행 항공편 운항 취소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도 29일(현지시간) 당분간 중국행 항공편을 일부 또는 전면 취소키로 했다.
 
CNN에 따르면 아메리칸 항공은 내달 9일부터 3월 27일 사이 로스앤젤레스~상하이, 로스앤젤레스~베이징 구간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수요 급감 때문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댈러스~포트워스와 로스앤젤레스 출발 홍콩 도착 항공편은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도 전날 같은 이유로 내달 1일부터 8일 사이 중국행 항공편을 일부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은 2월 9일까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의 자회사인 스위스 항공과 오스트리아 항공도 같은 조치를 취한다.
 
앞서 영국 항공, 에어 아시아, 캐세이퍼시픽, 에어 인디아, 핀에어 등의 항공사도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일부 또는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외 항공사들도 중국행 항공편 예약자들에 대해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우한폐렴이 장기화돼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처럼 전체 여객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