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우 타겟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윤승용 아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10명 내외 바이오텍 아델은 석‧박사로 임직원을 구성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윤승용 아델 대표는 지난 2002년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실에서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교수가 되어서도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중개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중개연구는 기초 연구결과를 임상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전환하는 것과 임상에서 얻어진 새로운 관찰에 따라 기초연구를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그가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의 가교역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 많은 환자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도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윤승용 대표를 ‘이코노믹리뷰’가 만났다.

남들보다 먼저 타우 타깃 주목

아델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치료제 개발에 앞장 서고 있다. 이전까지 글로벌 제약사 등이 치매 원인으로 지목했던 단백질은 베타 아밀로이드다. 타우 타깃 치료제 개발 전에 주류를 이루고 있던 이론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는 것이었다. 윤승용 대표는 “남들이 베타 아밀로이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던 때에 타우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했다”면서 “최근 10여년 간 각광을 받아 온 항체 치료제로 이를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항체는 인체 면역계를 이루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생성된 독소 등을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항체가 효과를 나타내려면 대상 세포 바깥 물질에 붙어야 한다. 해당 바깥 물질을 에피토프로 볼 수 있다. 윤승용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우선 타우 단백질 중 어느 에피토프를 타깃할지 결정해야 했다. 우선은 여러 에피토프 후보들을 맞바로 치매 생쥐모델에 투여해 능동면역을 유도한 후 효과들을 비교‧분석했다. 윤승용 대표는 “질병 상황에서는 단백질이 변형된다. 타우 단백질이 변형 돼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때 해당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라면서 “주범이 될만한 변형 부위에 항체를 따로 따로 넣어서 나온 결과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윤승용 대표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치료 효과가 좋은 에피토프를 발견한 이후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항체 개발을 위해 2016년말 아델(ADEL, Alzheimer’s Disease Experts Lab)을 창업했다. 아델은 개발 중인 타우 단백질 타깃 항체를 전임상 혹은 임상 단계부터 공동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기업은 또 기술이전을 계획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추진을 시작했다.

아델이 개발 중인 타우 항체 ‘ADEL-Y01’은 아세틸화된 타우 단백질을 타깃한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전측두엽치매, 진행성 핵상 마비, 피질기저핵변성 등의 여러 신경 퇴행성 질환을 적응증으로 한다.

윤승용 대표는 “ADEL-Y01이 타깃하는 아세틸화된 타우는 알츠하이머병 등 병적인 상황에서 증가되는 형태로 타우의 병적인 응집을 증가시키는 핵심 부위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물질은 병적인 타우에만 타깃하며 임상 시험 중인 다른 기업 항체와 비교해 타우의 응집과 전파, 제거 효과 측면에서 탁월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ADEL-Y01은 전 세계에서 해당 타깃을 대상으로 개발하는 첫 항체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윤승용 아델 대표가 타우 타겟 알츠하이머 치료제 'ADEL-Y0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ADEL-Y01 출시까지 10년 필요

지난해를 기준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 세계에서 132개의 후보물질을 토대로 총 156개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아델이 개발 중인 ADEL-Y01은 치매 치료용 바이오의약품으로 출시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올해 초부터 항체 생산 공정 개발부터 시작해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기준 항체 생산,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독성시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2021년 하반기부터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날 신약 개발 분야에서 다른 의약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고 평가 받았다. 최근에는 점차 암, 면역, 신경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1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장과 인프라 등도 구축되고 있다. 신약 개발과 출시까지는 아직 여러 난제들이 남아 있지만 아델은 꾸준히 갈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는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쌓기 시작한 신약 개발 가능성과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상호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을 개발하고, 다른 여러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벤처 장점 토대 어려움 극복

아델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에서 교원‧실험실 창업으로 시작된 기업이다. 이 기업은 울산의대 뇌과학교실에서 진행 중인 기초 연구에서 도출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여러 신경질환들의 치료‧진단 타깃 후보들을 더 발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윤 대표는 창업 초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내 벤처의 장점 중 하나인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그는 “대학원생들은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해 학위 취득 후 연구 전공을 사장시키지 않고 계속 경력을 쌓을 수 있다”면서 “기업은 업무 능력이 우수한 신입 인력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모든 기초 연구성과가 이후의 개발 과정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내 벤처에서는 기초 연구를 치료제, 진단제품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하고 가능성이 확보된 타깃들을 대상으로 개발 과정을 진행한다. 이 기업에서는 또 학교 기초 연구의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윤 대표는 “최종적으로 학교에서 출발한 기업은 학문적, 산업적 가치가 높은 결과물을 창출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나타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