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제 값이)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매매를 권할 수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말한다" (별양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 

"과천은 80%가 반전세 물량이다. 그러나 요새는 반전세도 대기했던 수요가 절반 이상 줄었다" (원문동 B 공인중개업소) 

'강남권'에 속하는 과천. 현재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1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경기도 과천의 매매가는 지난주 -0.02%으로 소폭하락했고, 전세도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식정보타운에 청약해 내집 마련을 꿈꿨던 수요자들의 앞날은 캄캄하다.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물건이 없다'고 한 지난해와 달리 '물건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몇 달새 상황이 바뀐 것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의무거주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3기 신도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4월 '과천 푸르지오 써밋'이 입주 예정이라 전세가는 더 하락할 수도 있다. 

▲ 과천주공 3단지 재건축 래미안슈르 앞 공인중개업소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 아파트값 상승 멈춰...12·16대책 이후 급매물 나와

과천지역의 매매가가 주춤하는데 이어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과천 매매가는 0.97% 상승률을 기록해 매매가 변동률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12·16대책 이후 급매도 서서히 떨어지는 추세다. 원문동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2·16대책 이후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급매물 가격도 26평이 12억2000만원 하던게 이제는 11억8000만원대에도 나온다"고 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근처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두어달 전만해도 물건이 없어서 1단지 대기수요가 있었는데 이제는 입주물건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전매가 불가능하다. 조합원 입주권이 나오는데 25평은 15억원, 30평대는 19억~20억원 정도다. 지난해와 같은 가격이다. 

매물 품귀에 매매가 조정도 힘들었다. 이제는 매매가 조정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고객들이 오시면 매매는 섣불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며 "지금 투자수요가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과천지식정보타운 S4블럭 공사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 "전세가는 5000만~7000만원 떨어졌다"

별양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 슈르' 전세는 26평형이 7억5000만원 선에도 나온다"며 "이도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떨어진 가격이다"고 말했다. 

4월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 '과천 푸르지오 써밋' 입주장을 앞두고 전세가가 떨어지고 있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1~12월 비교해서 전세가가 5000만~7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두달 전까지만 해도 '래미안 슈르' 26평형 전세가 8억~8억2000만원이었다. 이마저도 더 내릴 수 있지 않냐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으로 내집 마련을 노린 수요자들은 이제 3기 신도시를 기다린다. 과천역 인근에 위치한 D공인중개업소에서는 "지금 들어오는 수요자들은 지정타(지식정보타운) 대신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의무거주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도 기존 진입자들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 

과천역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규 진입하는 수요자들에게는 영향을 주지만 이미 진입한 분들에게는 영향이 없다. 이왕 기다릴거 정권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이 공급하는 S9블록 '과천 제이드 자이' 공사현장 주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의무거주기간 강화, 신규 수요자 50% 이상 줄었다"  

시장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과천은 반전세 물량이 70~80% 이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의무거주기간 강화에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별양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반전세도 찾는 사람은 있지만 물건이 없었다. 지금은 물건은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4블럭 옆에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모델하우스가 지어져 있다. 맞은편 E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모델하우스 지어진 지 몇 년 전이라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분양가 갈등으로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E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약 해서 집 얻고, 사고 파는 사람들이 '실수요자'고 '시장'이다"며 "그러나 정부는 시장 얘기를 듣질 않는다"며 성토했다. 이어 "우리(공인중개업자들)는 손가락만 빠는 거다"며 "분양을 해도 전매제한이 8년에서 10년이니 물건도 나오지 않을 거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천 전세가가 소폭 하락하는 것에 대해 "신규 아파트 입주 여파도 있지만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 흐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재건축과 같이 대출도 막혀 있고 규제 강도도 세다. 고강도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움츠려 드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달 분양 예정인 '과천 제이드 자이'에 대해 "과천이 입지도 좋고 주거환경도 괜찮다"며 "강남권 재건축 물량과 같이 높은 관심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