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된 미니버스가 요란한 음악을 쿵쾅거리며 거리를 지그재그로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이로비의 직장인들은 마타투(matatu)라는 이 비공식 교통망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마타투는 케냐에서 가장 흔한 대중교통으로, 나이로비에서만 수만 대가 운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케냐의 한 회사가 이 미니버스를 첨단 기술로 새롭게 단장해 이 버스의 운영자와 승객들 모두에게 새롭게 개선된 마타투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나이로비의 기술회사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Data Integrated)는 마타투에 GPS 추적 장치, 모바일 발권기, 카메라 등을 장착해 이 낡은 미니버스를 첨단 운송수단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케냐 젊은이들에게 유망한 직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NN이 기술로 거듭나고 있는 케냐의 대중교통버스 마타투를 상세 소개했다.   

독립 운영자

회계컨설팅 업체 딜로이트(Deloitte)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로비 인구의 70%가 마타투 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시정부가 공식 운영하는 공공 교통수단이 아니어서 그 운영은 무계획 그 자체다.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메리 므왕이는 "모든 사람들이 케냐의 대중 교통이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마타투의 운행 방식에 좀 더 규칙성과 표준화를 접목하려고 합니다."

마타투 버스는 개인 소유다. 그들의 일일 운행은 SACCO라는 정부에 등록된 수백 개의 독립 단체 중 하나인 SACCO라는 곳에 의해 관리된다.

운전자들은 SACCO 또는 마타투 소유주에 의해 고용되며, 소유주는 운전자에게 ‘일일 입금 목표’즉 사실상 임대료를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다. 운전자들은 목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물론, 연료비와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는 조수의 인건비도 부담해야 한다. 모든 비용을 지불한 후 남는 돈은 얼마가 되든 자신이 갖는다. 예전의 한국 택시와 유사한 구조다.

▲ 케냐 나이로비의 꽉 막힌 도로를 누비고 다니는 마타투(Matatu).    출처= Daily Updates

기술로 투명성 높여

므왕이 CEO는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의 기술이 마타투 소유주들로 하여금 버스 운행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게 해주며, 마타투 근로자(운전자와 조수) 사이에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버스 소유주는 아침에 버스를 운전자와 조수에게 넘겨주면 낮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지요. 그들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버스에 승객이 몇 명이나 탔는지, 얼마나 먼 거리를 주행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니까요."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는 SACCO와 운전자들과 협력해 버스의 실시간 추적 장치, 모바일 현장 발권기, 버스에 탑승한 사람 수를 세고 판매된 티켓 수와 대조하는 카메라 등의 기술을 버스에 탑재한다.

탑승객 수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갖는다는 것은, 소유주들에게 판매 수익을 보다 더 잘 반영하는 목표 수수료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는 또 좀도둑을 줄일 수 있도록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고 승객들을 위해 현금 없는 교통카드도 도입했다.

회사는 2017년부터 3000대 이상의 버스와 제휴해 500만건 이상의 탑승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2019년 매출액은 16만 달러(2억원)였다.

▲ 나이로비의 기술회사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Data Integrated)의 메리 므왕이 CEO가 무질서하게 운행되던 케냐의 대중교통을 기술로 변화시키고 있다.    출처= Data Integrated

므왕이 CEO는 인접 국가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기술을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므왕이 CEO는 케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20년 이상 미국에서 살다가 2012년 나이로비로 돌아와 데이터 인티그레이티드를 창업했다. 그녀는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빌린 돈과, 개발도상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독일 개발은행(DEG)의 지원금으로 창업 자금을 조달했다.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케냐의 인구는 2050년까지 5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므왕이 CEO는 이런 나라에서 젊은 인재를 위한 일자리 창출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현재 이 회사에서는 28명의 정규직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경영진을 제외하고는 전부 30세 미만이다.

"현지 대학 출신 젊은이들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추진력은 대답합니다. 케냐에 인재가 없다는 것은 엄청난 오해지요. 우리 성공의 대부분은 이 젊은이들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