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총 6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 시장 점유율 36%를 달성하며 690만대 출하로 점유율 38%를 기록한 중국 화웨이에 밀렸다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가 29일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재미있는 점은 동일한 기간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측정한 결과, 삼성전자가 6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점유율 53.9%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은 지난 3일 이러한 소식을 정식으로 공유한 바 있다.

두 시장조사업체의 차이가 극명한 이유에 시선이 집중된다.

▲ 삼성의 5G 스마트폰 라인업. 출처=갈무리

53.9%에서 36%로

5G 스마트폰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소비자 대상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5억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5G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가트너는 2020년 5G 휴대전화 판매량이 2억2100만대를 돌파하여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의 12%를 차지할 것이며, 2021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4억8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리서치 총괄 부사장인 아네트 짐머만(Annette Zimmermann)은 “2020년 5G폰의 상용화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가격이 300달러 미만인 5G폰이 출시되었으므로 5G폰 판매 증가율은 12개월 후 4G폰의 판매 증가율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5G 스마트폰이 시장의 구세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도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은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 점유율이 53.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출하량은 670만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갤럭시S10 5G를 출시한 후 갤럭시노트10 5G를 비롯해 갤럭시A90 5G, 갤럭시폴드 5G를 연이어 출시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5G 영토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초의 5G 태블릿인 태블릿인 갤럭시탭S6 5G까지 출시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 뉴스룸은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가 승승장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유통된 5G 스마트폰 2대 중 1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문제는 29일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SA의 보고서다. SA가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6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점유율 36%에 머물렀고, 화웨이가 69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점유율 37%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있다.

▲ 출처=화웨이

출하량 기준? 밀어내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SA의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보고서를 두고 업계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3.9%의 점유율을 자랑했으나 SA에서는 36%로 쪼그라들며 37%의 화웨이에 밀렸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조사업체에 따라 측정 방식과 모그룹 분석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점유율 측정 과정에서 숫자가 달라지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시장조사업체의 점유율 측정 시기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갤럭시S10 5G가 출시된 4월부터 11월까지의 점유율만 집계된 셈이다. 그러나 SA의 보고서는 29일 발표됐기 때문에 온전히 지난해 전체를 측정 대상으로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시장조사업체의 점유율 차이가 큰 것을 두고 “시장조사업체가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측정했으나 시기가 약간 달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의 조사 시기가 다소 달랐다고 해도, 급격한 점유율 변화(삼성전자 53.9%→36%)를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게다가 두 시장조사업체 모두 삼성전자 출하량을 670만대로 동일하게 측정했다. 조사 시기에 따라 점유율이 달라진다는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일각에서 ‘화웨이의 급한 밀어내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 결과가 지난해 11월 나온 후 화웨이가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발표했는데, 다소 부풀려진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가 점유율을 측정할 때 활용하는 ‘출하’ 자체가 고객에게 스마트폰이 전달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제조사에서 출하되는 양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밀어내기에 따른 부풀리기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심지어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며, 화웨이 5G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에서만 팔린 상황이다. 이 역시 많은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러한 주장에 선을 그었다. 화웨이 관계자는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6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면서 “이러한 사실이 팩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