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택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물건만 배송하는 단순한 택배의 시대는 갔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취향에 대응할 수 있는 ‘똑똑한 택배서비스’를 선보이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국내 택배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지붕 두 가족’이 된 대한통운과 CJ GLS, 국내 빅2가 펼치는 앞선 특화 서비스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대한통운이 CJ 계열로 인수됨에 따라 택배업계는 택배 1,2위 업체의 합병으로 진정한 리더기업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통운과 CJ GLS, 두 기업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합쳐서 약 3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기업이 어떠한 전략과 서비스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택배업계의 판도도 변화의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택배시장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는 올 택배시장 전망에 대해 약 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썩 좋진 않지만 경기 하락과 택배 물량 감소가 반드시 같이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며 “IMF 외환위기 때도 택배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설 특수로 오히려 물량이 증가했으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통운과 CJ GLS, 택배 리더들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승부를 걸었다.

대한통운, 업계 최초 QR코드 도입 스마트 택배
대한통운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화에 발맞춰 ‘똑똑한’ 스마트 택배를 도입했다. 24시간, 365일 어디서나 편리하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QR(Quick Response) 코드를 통한 배송 추적, 반품 접수 시스템은 고객이 열자리 가까운 운송장 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배송사원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CJ GLS의 ‘무인택배서비스’(위). 운송 작성 시간과 수고를 덜어주는 대한통운의 ‘운송장 모바일 프린터’


QR코드 스캔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자동으로 배송추적 화면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결 빠르고 편리하게 택배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반품할 때에도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접수가 돼 반품 택배 접수도 한결 손쉽다.

운송장을 굳이 직접 작성해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업계 단독으로 운영 중인 운송장 모바일 프린터가 그렇다. 택배기사가 가정이나 기업 등 집하를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 바로 운송장을 출력할 수 있는 장비다. 고객은 콜센터나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접수만 하면 되므로 운송장을 작성하는 수고와 시간을 덜게 됐다.

이 회사는 소셜 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매뉴판닷컴에서 제공하는 쿠폰 어플리케이션인 아이쿠폰 (http://blog.naver.com/icoupon)과 손잡고 저렴하게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들을 갖춘 택배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택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택배 접수, 반품 접수, 운송장 조회 기능부터 매번 운송장 번호를 입력해 배송추적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배송 현황을 알리게끔 하는 배송알리미 기능도 갖췄다.

시간을 다투는 급한 화물은 항공 택배를 이용하면 된다. 대한통운의 ‘항공택배5’는 전국 주요 도시에 항공기로 5시간 이내에 택배를 전하는 특급배송 서비스다. 의약품이나 서류, 기업체의 견본 등 최대한 빨리 전해야 하는 물건을 전할 때 요긴하다. 이밖에 공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는 365택배 서비스는 평일에 집에서 택배를 보내거나 받기 어려운 맞벌이 직장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택배 운송장에 배달한 사람의 이름이 인쇄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조업체에서 흔히 시행되고 있는 실명제를 택배에도 도입한 것이다. 택배기사가 더욱 책임있게 배송하게 하는 것은 물론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장점이다.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를 암호화하는 운송장 암호화 시스템도 고객 안심을 겨냥해 운영 중이다.

CJ GLS, 생활밀착형 무인·당일택배 실시
CJ GLS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기존 온-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CJ택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2010년 6월 업계 최초로 아이폰 앱을 선보였으며 그해 11월에는 안드로이드OS용 앱과 모바일 웹사이트까지 오픈, 모든 스마트폰에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CJ택배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서 택배 예약 접수와 배송 상황 조회는 물론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택배 대리점 위치와 주소, 발송 물품의 무게와 거리에 따른 택배 예상요금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약 4만여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월 평균 15만건의 배송 조회가 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을 만큼 고객들에게 유용하게 쓰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3월부터는 CJ오쇼핑과 함께 홈쇼핑 주문 상품 당일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9시 사이에 CJ오쇼핑에서 주문한 고객의 상품을 당일 내에 배송하는 방식으로 서울, 일산, 분당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오전 6~9시는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한 식품류 판매가 많은 시간대이므로 당일배송으로 더 신선하게 상품을 배송해 준다는 점애 매력으로 통한다.

식품류는 신선도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홈쇼핑이나 온라인으로는 구매를 꺼렸는데, 당일배송은 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다는 게 고객들의 얘기다. CJ GLS 측은 “당일배송 실시 후 해당 시간대 매출도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무인택배 서비스를 확대 추진 중이다.

무인택배서비스란 택배를 보낼 때 배송사원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의 제약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택배 보관함에 물품을 넣으면 매일 오후 2시에 이를 수거해 다음날 배송한다. 결제도 신용카드, T-money, 현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현재 전국 44개 아파트 단지와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 역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고객에게 택배비 현금영수증 발급 사실을 SMS로 통보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고객 편의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로지엠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 아파트 배달인 ‘실버택배’, 한진은 시간 단위 집 배송 ‘플러스 택배’, KGB택배는 일요일 농축산물 집 배송 ‘싱싱택배’ 등의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전희진 기자 h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