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중국 우한 폐렴 사태에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시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금이 매수 시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은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는 2월 주식 시장이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지난 24일 중국 북경을 방문했다가 이틀 만에 귀국한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현지의 경제활동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거리에 사람과 차들의 이동이 없다. 당연히 소비 형태는 안 좋았을 것이고 아마 최악의 춘절 소비 사태가 나올 것”이라고 28일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일단 상황 전개는 좋게 흐르고 있진 않지만 과거 2003년도의 사스와 2015년도의 메르스 사례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시 사스와 메르스는 유행성으로 확산 진행됐으나 국내의 경우 지나가는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나 확산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조정 받는 등의 문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연구원은 “사스보단 전염성이 떨어지고, 메르스보단 치사율이 떨어지지만 2·3차 감염에 대한 확산이 걱정”이라며 “계절성이라 겨울철에 활동이 좋으니 오는 2월 정도에 피크아웃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으니 한계분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부분 3개월이라는 게 전 연구원의 분석이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가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해당 국가 주가하락에 10%에서 14%의 영향을 미쳤다. 사스의 경우 8000여명에게서 유행했을 때 12%, 메르스는 14%의 영향이 있었다. 전 연구원은 “당시 전대미문의 일이었다”며 “이번에는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서 영향이 그칠 듯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 증시가 오는 2월 2일까지 휴장하기로 하면서 그 기간 동안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를 제어시키면 추가적인 조정이 5%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아가 전 연구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오는 3월에 있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좀 더 강한 부양정책 기조를 펼칠 것”이라며 “인민은행도 올라가는 부양강도에 따라 영향을 미쳐 주식시장을 바닥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아직 우한 폐렴의 확산 규모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닌데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다”며 “매수는 아직 빠르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즉 춘절이 끝난 뒤 오는 2월 초 주식 시장은 바닥일 듯해 매수 시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김범준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주식 매수와 관련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우한 폐렴이 돌기 전부터 시장이 빠르게 오른 부분이 있어 투자자들은 매도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참이었다. 길게 보면 주식 시장은 우상향할 것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한 폐렴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만일 사태가 악화된다면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고 경기에는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 3달정도 빠지고 상승했었는데 이번엔 그 보단 길지 않을 듯하고 1달에서 2달가량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분석했다.

매수 시기가 됐을 땐 수익성의 변동성이 적으면서 성장성을 보이는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미국의 경우 기술주와 미디어주를, 중국에서는 당장은 소비 위축이 있겠지만 길게 보고 소비성장 관련 주식을 사야한다고 추천했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과 관련해 미국 쪽을 보고 있다”며 “일단은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정이 오면 그때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산업별로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 소비 관련 주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헬스케어나 아이티 쪽이 매수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의 경우는 의료기기, 제약이나 보험사는 정책적 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반등해도 업사이드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IT는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반도체 장비를, 소프트웨어 중에서는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를, 반도체에서는 퀄컴 등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항공사나 소비 관련 기업들과 관련해 크게 차익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나 IT, 헬스케어, 금융 유틸리티는 실적 뒷받침에 수요 개선이 예상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미국 쪽에서 어느 정도 확산되는지를 지켜봐야한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대처 가능한 정책과 약품 등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약세는 불가피 하지만 미국 쪽의 소비, 고용주들은 견고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질병 관련 사태가 크게 미국 주식 시장의 방향을 바꿀만한 영향력은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우한폐렴에 따른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사스 때는 중국 경기가 한 분기 정도 크게 둔화됐으며, 메르스 때는 3개월 정도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번엔 그 정돈 아닐 듯하고, 한 달 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