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 KFC, 피자헛, 맥도널드 등 글로벌 커피 및 레스토랑들이 우한시 지역 일대의 매장을 폐쇄했다.   출처= CNBC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우한 바이러스의 치명적 위험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중국 전역에 걸쳐 자사의 매장, 식당, 관광 명소의 문을 닫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2800건, 미국, 호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수십 건의 감염 환자가 확인된 가운데, 중국 당국은 27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가 82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역 15개 도시에서 5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택연금에 처해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가 특히 설 성수기를 맞은 소매업, 여행업,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당국의 지시만을 따르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휴가 시즌을 지나서도 고통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설 연휴를 1월 30일까지에서 2월 2일까지로 연장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은 설 연휴의 추가 연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CNN이 27일(현지시간) 상세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주말,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시와 주변 후베이성(湖北省) 전역의 매장 90여개를 폐쇄하고 배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KFC와 피자헛도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우한시 지역 매장의 문을 닫는다. 모기업인 염차이나 (Yum China)는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도 우한시와 후베이성 내 4개 도시의 매장을 폐쇄했다.

디즈니는 올해 자사의 상징인 마우스(mouse)를 의미하는 ‘쥐띠 해’를 맞아 의욕적인 준비를 해 왔으나 상하이와 홍콩의 공원을 폐쇄했다. 디즈니는 공원 곳곳에 중국식 설맞이 장식을 새로 설치하고,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으며,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설맞이 식단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이른 바 명품 회사들의 주식도 쇼핑 성수기인 설날 기간 동안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루이비통의 LVMH, 구찌의 케링(Kering), 까르티에의 리치몬트(Richemont)의 주가는 지난 주 모두 5% 이상 하락했다.

▲ 올해 자사의 상징인 마우스(mouse)를 의미하는 ‘쥐띠 해’를 맞아 의욕적인 준비를 해 온 디즈니는 상하이와 홍콩의 공원을 폐쇄했다.    출처= KDRV

우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도시에 제조 공장을 갖고 있는 몇몇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르노(Renault)는 지난 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공장도 휴일 동안 문을 닫은 상태다.

푸조(Peugeot)도 지난 주말, "우한 지역에 있는 직원과 가족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합작법인의 중국 직원들을 배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슈테 중국연구실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중국에서 최악의 시기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설 연휴는 1500억 달러(176조원)이 넘는 소비가 발생하는 단일 규모로는 최대의 경제 이벤트여서 경제적 영향이 매우 클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매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구가 이동하는 시기로, 수억 명의 중국 여행자들이 가족 상봉을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버스,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수 천만 명의 사람들이 그 계획을 포기했다.

류샤오밍 교통부 차관은 일요일인 지난 27일, "설 연휴 첫날인 26일, 전체 중국여행자 수가 1년 전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와 기차 여행의 경우 41% 이상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인터컨티넨탈(IHG), 매리어트(Marriott), 아코르(Accor) 등 주요 호텔 체인들은 중국 내 호텔 예약에 대해 2월 8일까지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캐세이 퍼시픽(Cathay Pacific Airways), 콴타스(Qantas) 등 항공사들은 1월 24일부터 2월 말까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들에게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밝혔다.

씨트립(CTrip)으로 잘 알려진 중국 최대 여행사 트립닷컴(Trip.com)은 지난 주, 우한의 모든 호텔과 렌터카 서비스, 관광지 입장권에 대해 1월 31일까지 무료 취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주 뉴욕 주식시장에서 18% 하락했다.

지난주 다보스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제인 선 트립닷컴 CEO는 "회사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위기가 지나면 억눌린 수요가 풀리면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사상 최저로 둔화되고 있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계속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로 기업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도 자제하면서 중국 경제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