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명절에는 그저 웃으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이것은 영화 ‘극한직업(2019)’의 흥행 성공 이후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거의 하나의 ‘공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히트맨’ 역시 철저하게 명절 시즌 가족단위 관객을 염두에 둔 웃음과 감동 코드를 잘 담아내면서 ‘남산의 부장들’과 함께 설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히트맨’은 깨알 같은 장난기가 담긴 대사, 이를 맛깔나게 살려주는 찰진 ‘욕’ 그리고 시원시원한 액선 등 우리나라 관객들이 오락 영화에 기대하는 많은 것들을 잘 담아냈다. 극중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에서는 조연배우들의 역량이 특히 돋보인다. 전직 국정원 소속 특수부대 최정예 요원 출신 웹툰작가 '준(권상우)'이 술김에 국가 1급 기밀로 취급되는 자신의 과거를 만화로 그려버린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준이 그린 웹툰이 극중에서 애니메이션 씬으로 구현된 모습도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의 연기들을 보자면 주연배우인 권상우는 그의 타고난 신체를 한껏 활용한, 멋진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보여준 액션은 한껏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강조됐던 ‘신의 한 수: 귀수편’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권상우의 모습을 보자면 ‘히트맨’ 속에서 약간 어깨의 힘을 뺀 듯한 모습이 조금 더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권상우가 액션을 담당한다면 나머지 조연 배우들은 웃음을 담당한다. 한때 ‘두사부일체’ 시리즈로 국내 코믹 액션영화의 정점을 찍었던 배우 정준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꽤 반갑다. 여기에 이준혁, 허성태, 황우슬혜, 이이경까지 각자만의 색깔이 강한 조연 배우진의 코믹 연기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확 살린다. 특히, 배우 황우슬혜와 이이경이 보여주는 찰지고 장난기 어린 욕은 작품 최고의 웃음 포인트다. 다만, 영화 시작부터 웃기고 들어갔던 ‘극한직업’과는 다르게 작품 설정의 설명이 들어가는 탓에 극 초반에 웃음 포인트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약간의 아쉬움이다. 

극의 중간에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감동 코드를 섞어서 의외로 관객들의 감정선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도 눈에 띈다. 

명절에 가족들이 함께 보면서 웃고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오락영화를 표방한 ‘극한직업’이 그랬듯 ‘히트맨’ 역시 제작의 의도가 확실하다. 어깨에 힘을 쫙 빼고 장면들을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면서 극 중간 중간의 웃음과 감동 포인트를 즐기는 오락영화다. 그런 점에서 히트맨은 기획의 의도를 충분하게 담아낸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