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1위 소니, 25년간 PS 시리즈 판매 4억5000만대
PS4 판매 1억대 돌파…올해 2월 PS5 공개 예상
구글·애플·MS·페이스북·텐센트 등 IT공룡 클라우드 게임 진출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콘솔 게임의 왕(王)’ 소니 앞에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성장이라는 변수가 놓였다. 클라우드 게임은 현재 콘솔·PC·모바일로 구분된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평가 받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실시간 스트리밍을 이용하기 때문에 디바이스(장치)의 성능과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때문에 크로스 플레이에 유리하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BM(비즈니스 모델)인 구독형 서비스가 게임 시장에도 정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오는 2월 자사의 거치형 게임기 PS(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최신작인 PS5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가 시장의 변화에도 왕좌의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PS5 올해 출시…기대감 여전

▲ 소니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 출처=갈무리

소니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총 판매량 기준 1위 사업자다. PS 시리즈는 지난해 11월 기준 25년간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4억 5000만대를 기록했으며, 가장 많이 팔린 가정용 콘솔 게임기로 기네스에 등재됐다. 특히 PS2는 모든 콘솔 및 휴대용게임기를 통틀어 최대 판매고인 1억 5700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출시 7년 차를 맞은 최신 시리즈 PS4도 흥행했다. 비디오 게임 사이트 VGChartz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기준 PS4의 누적 판매량은 1억650만대를 돌파했다. 2위는 닌텐도 3DS(7500만대), 3위는 닌텐도 스위치(5110만대), 4위는 MS의 엑스박스원(4610만대)다.

소니는 기기의 뛰어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유통 노하우를 비롯해 여러 개의 독점 대작과 탄탄한 서드파티 개발사들을 갖추며 그간 콘솔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최근 닌텐도 스위치가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전체 판매량에선 여전히 4000만대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소니는 올해 PS5를 출시하는 주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소니가 PS5를 오는 2월 공개하고 11월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작 PS4는 지난 2013년 2월 공개 후 11월 판매를 시작한 만큼,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할 거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소니는 PS5 출시 일정을 올해 말로 확정한 상황이다. PS5는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탑재하고 3차원 오디오, 8K 그래픽을 구현하는 등 전작보다 크게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5G탄 신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봇물

▲ 구글 스태이아가 공개되고 있다. 스태디아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한편, 20년 이상 콘솔 게임 시장을 주도한 소니 앞에 만만치 않은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차세대 유력 게임 시장으로 평가받는 클라우드 게임에 참전하는 업체들이 쟁쟁하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미국 대표 IT 업체들과 세계 최대 게임 업체 중국의 ‘텐센트’ 등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스태디아’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콘솔 게임 시장 사업을 영위하던 MS는 좀더 앞선 2018년 10월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열었다. 엑스클라우드의 경우 국내 통신사 SK텔레콤과 손을 잡아 현재 한국에서도 체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응이 좋아 이달엔 제공하는 게임 수를 기존 29종에서 85종으로 대폭 늘렸다. 애플은 스트리밍 기반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론칭했다. 텐센트는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트’에 일부 PC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페이스북도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 모양새다. 페이스북은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업체 플레이기가를 7000만유로(한화 약907억원)에 인수했다.

신규 사업자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작 입점 문제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차츰 해결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파 크라이4’로 유명한 타이푼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초엔 스태디아에 상반기 안에 독점 타이틀 10종 이상을 추가하고 120종 이상 게임을 선보여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클라우드 게임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지연 문제는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발전에 따라 개선될 전망이다. 통신사를 중심으로 5G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 연결 지연 문제가 지적되며 실패한 클라우드 서비스 실패 사례들이 있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클라우드 게임에 회의적인 평을 내놓는 유저들은 아직 많다. 고퀄리티 4K 그래픽 환경에서의 게임 플레이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으며, 무엇보다 즐길만한 게임이 전통 콘솔 플랫폼 대비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 갓 오브 워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출처=플레이스테이션 유튜브 갈무리

한편, 소니도 일찌감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PS 나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PS 나우 월 구독료를 기존 대비 반값 가까이 내리고 ‘갓오브워’ ‘GTA5’ ‘인퍼머스 세컨드 선’ ‘언차티드4’ ‘해적왕’ 등 인기 대작을 PS 나우 목록에 추가하며 유저를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신흥 클라우드 게임 사업자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통 콘솔 게임 사업자 간 협력도 눈에 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달 발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2020년 1+2월호)’를 통해 “소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게이밍 및 VR/AR 기술 협력, 반도체 등 부품 지원을 약속했다. 구글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태디아를 공개하는 등 신흥 세력의 공세가 가시화하면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자임에도 공동전선을 구축해 신생 세력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즉, 소니로서는 전통 콘 솔 업계의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보다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클라우드 게이밍을 앞세운 신흥 세력에 대한 경계심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HIS 마킷에 따르면 지난 2018년 3억8700만달러(한화 약 4520억원)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오는 2023년 25억달러(한화 약 2조9200억원)으로 6.4배 가량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