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법정관리의 기로에 선 폴루스바이오팜의 터키 투자자들 한국에 온다. 폴루스바이오팜의 회생상황을 실사하기 위해서다. 실사결과에 따라 회사의 출구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구조조정 업계와 파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터키 사야그룹의 관계자들이 폴루스바이오팜의 구조조정 관계자를 찾아 현재까지 현황을 점검한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폴루스는 지난 2017년말 터키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 JV의 사업부지를 선정하고 그간 터키 정부와 JV 지원방안을 협의해왔다. 사업부지는 터키 이스탄불 북부 제약산업단지에 위치한 팜액티브의 유휴부지 약 10만㎡이다. 

투자자로 나선 터키의 사야그룹은 수조원대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그룹은 건설회사인 Folkart, 산업기계 제조회사인 Volt, 광업 회사인 Livamine, 그리고 2011년에 설립한 합성의약품 제약회사인 팜액티브(Pharmactive)을 두고 있다. 사야그룹은 지난 2016년에 폴루스에 대해 1250만달러를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사야그룹의 이번 추가 투자는 초기 계약금만 약 200억원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사야 관계자들의 이번 실사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을 청문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투자에 앞서 터키 기업인에게는 생소한 국내 회생절차, 특히 현재 폴루스바이오팜이 회생절차에서 진행하는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 Program, 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Program)에 대한 이해가 주요 관심사다. 사야그룹의 서울방문에는 폴루스의 회생절차 법률대리인과 회의일정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자율구조조정 지원은 법정관리 결정을 미뤄 폴루스와 채권단이 협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은 폴루스바이오팜과 전환사채(CB)를 인수한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 구조조정 협약을 돕기 위해 3번째 법정관리 결정을 미루고 있다.  

법원은 "채권자들과 채무자 사이의 구조조정에 관한 협의를 지원하기 위해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은 오는 31일까지 보류한다"고 밝혔고 회사는 이를 지난 13일에 공시했다. 

파산법조계 한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법원의 이번 개시결정 보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31일까지 투자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폴루스바이오팜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CB채권자들은 사야그룹의 투자행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협약에 대한 채권자들의 결정이 사야그룹의 투자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투자가 확정되면 전환사채를 인수한 채권자들은 전환권을 행사, 주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법정관리로 전환되면 채권자들의 채권은 회생계획에 따라 대폭 감면 조정된다. 

전환사채 채권단은 투자결정에 따른 자금 집행이 이뤄지는 대로 전환권 행사해 구조조정 협약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3분기 기준 폴루스바이오팜 CB 중 미행사 전환권은 721억원이다.

사야그룹의 이와 같은 적극적 행보는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는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업황과 관계가 깊다는 게 바이오 업계 분석이다. 

헬스케어 마케팅 전문 회사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폴루스는 현재 자체 기술로 개발 완료한 사노피의 란투스 및 일라이-릴리의 휴마로그 등 당뇨환자에 필요한 인슐린 제품의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32조원에 이른다. 

앞서 폴루스바이오팜은 이 같은 인슐린 제품 생산을 위해 자회사 폴루스의 화성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립에 투자를 집중했다. 회사는 지난해 1월 부터 바이오 및 화장품 유통사업에 뛰어들면서 바이오시밀러와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위해 자회사의 공장을 짓고 있었다. 폴루스가 건립 중인 화성 공장은 총 예산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약 2200억원, 즉 전체의 3분의 2 정도 건설이 진행된 상태다. 회사는 추가적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