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화장품 업계가 온라인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이 변화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집중하는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간편 결제나 오프라인 방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0조원으로 오는 2022년에는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연간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폭발적인 시장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른바 ‘아이(eye)쇼핑’ 후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일명 ‘쇼루밍족’이 등장한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써보고 원하는 제품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이다. 이에 화장품 업계는 소비자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H&B스토어다.

CJ올리브영은 업계 최초로 화장품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시행 중이다. ‘오늘드림’ 서비스는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에서 구매한 제품을 주문 후 최대 3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물류센터가 아닌 주소지 인근 매장에서 포장과 배송을 하는 방식으로, 전국 매장망과 연계해 배송 시간을 단축시킨 것이 강점이다.

▲ 올리브영은 2030층을 위해 '오늘드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출처=CJ올리브영

주문은 주말과 공휴일 상관없이 24시간 가능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문 건은 3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고, 오후 8시 이후 주문 건은 다음 날 오후 1시까지 받을 수 있다. 서비스 이용료는 거리와 상관없이 결제 금액 기준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3만원 미만 구매 시 5000원이다.

‘오늘드림’의 일평균 주문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론칭 첫 달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약 10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론칭 당시 서울에서만 이용 가능했지만, 이후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1년 만에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부산 등 6대 광역시를 비롯한 경기도와 세종시, 제주 일부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즉시 배송이 가능한 상품 수도 초기보다 10배 이상 늘어 현재 4100여 개의 상품 주문이 가능한 상태다. 올리브영은 전국 확대를 목표로 2020년 3월까지 강원도와 충정도, 경상도, 전라도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 '오늘드림' 서비스 확대 구역. 출처=CJ올리브영

올리브영 관계자는 “오늘드림 서비스와 수도권 통합 물류센터 등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를 통한 배송 서비스 혁신에 우선 중점을 두고 변화의 폭을 넓히고 있다”면서“오프라인 채널 운영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온라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본격화하며 옴니 채널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는 매장 내에 설치된 택배 전용기기를 통해 구매한 제품을 원하는 곳으로 직접 보낼 수 있게 택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한 뒤 선물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거나, 매장에서 구매했지만 약속 등으로 제품을 들고 다니기 번거롭고 무거워 집에서 배송 받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주 이용고객이다.

랄라블라의 택배서비스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구매하고, 원하는 곳에서 손쉽고 편리하게 수령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생활 편의서비스다. 지난 2018년 3월 최초 도입 후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현재는 도입 1년 만에 전국 100개 매장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 한 고객이 랄라블라 매장에서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출처=GS리테일

이경한 랄라블라 서비스상품 MD는 “랄라블라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국내외 모든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H&B업계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생활 편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은 가맹점과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잡기위해 옴니 채널 시너지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이다. 이니스프리 고객이 직영몰에서 특정 오프라인 가맹점을 ‘마이숍(MY SHOP)’으로 등록하면 해당 고객의 구매 금액 중 일부를 등록된 가맹점으로 귀속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옴니채널 시너지를 위해 마이샵 제도를 운영 중”이라면서 “고객이 마이샵을 등록하면 온라인 구매나 오프라인 구매나 함께 신장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물론 이익분을 공유하기 때문에 상생의 일환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멤버십을 확장하는 것은 이니스프리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다. 최근 멤버십을 대상으로 반값 할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역시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이다. 정기적인 반값 할인 행사 진행으로 꾸준히 회원 수도 늘어나고 있다. SNS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방식의 고객 소통 창구도 회원 수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 토니모리는 가맹점 상생경영의 일환으로 '픽(PICK)스토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출처=토니모리

토니모리도 본사와 오프라인 가맹점의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O2O 기반 서비스인 ‘픽스토어(PICK-STORE)’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단골 매장을 지정한 이후 토니모리 공식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온라인 수익의 일부가 해당 매장에 배분되는 제도다. 

‘픽스토어’ 서비스는 토니모리 공식 온라인몰 또는 모바일 앱의 ‘마이페이지’에서 단골 매장으로 ‘픽’하고 싶은 오프라인 매장을 지정하면 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등록 가능하다. 이는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가맹점의 수익을 증대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겪는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픽스토어’ 서비스를 도입했다”면서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와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온라인·모바일 사업 가맹점 상생할까
이처럼 화장품 업계가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는 것은 SNS을 통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다. 한동안 장기 불황으로 매출 제자리 성장에 몰린 업계가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비중이 높아지면서 온라인몰을 강화하거나 간편 결제와 함께 편하게 집에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사업을 연결점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곧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신규 소비자 유입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또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발생하는 가맹점과의 갈등은 옴니채널 이익 공유 모델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온라인 시장 속 오프라인 가맹점만 집중하기에는 채널 경쟁력에서 한잠 밀리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나 SNS를 통한 마케팅 확대와 온라인쇼핑 환경 개선 등으로 온라인 쇼핑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다만 오프라인 매장 상황이 좋지 않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