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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설 효과, ‘HMR’ 웃고 ‘차례주’는 울상?명절 간소화로 음식은 간단히, 차례는 생략
▲ 더반찬 ‘프리미엄 차례상’세트. 출처=동원홈푸드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바람을 타고 명절 상차림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하던 각종 음식들은 점차 간소화되고, 그 자리에 HMR(가정간편식) 제품이 장악했다. 이전 세대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며느리들이 필요한 양만 배달해 먹거나, 아예 명절 세트 음식을 주문해 차례상에 올리고 있다. 반면 차례주 시장은 명절 문화가 간소화 되면서 그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기간 동안 차례상에 올리는 잡채와 전, 육류 등의 HMR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설 직전 일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2년 사이에 ‘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마트 HMR매출과 피코크 제수용품 현황추이. 자료=이마트

2014년 처음 선보였던 이마트의 피코크 제수용품은 당시 상품수는 6종, 매출은 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9년에는 매출규모 13억원, 상품 수는 50종으로 10배 이상 외형이 성장했다. 올해에도 전년 대비 20%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 매출은 5억원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명절 음식 중 손이 많이 가는 편인 잡채를 5분 만에 만들 수 있어 간단하게 명절 상차림을 준비하려는 맞벌이 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비비고 잡채는 명절 대표음식인 잡채를 5분 만에 완성할 수 있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4개월 동안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명절 직전에 음식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CJ제일제당 '비비고 잡채' 2종. 출처=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손수 재료를 준비해 잡채를 만들면 최대 1시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비비고 잡채는 단 5분으로 맛있는 잡채를 완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라면서 “잡채가 국민 반찬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차례상 음식을 세트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손질된 음식으로 구성돼 소비자들은 배송을 받으면 제품 그대로 이용하거나 데우고 굽는 등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면 쉽게 상차림이 가능하다.

동원홈푸드는 HMR 온라인몰 ‘더반찬’을 통해 지난 2018년 추석부터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설맞이 ‘프리미엄 차례상’에는 사과, 배, 곶감, 깐밤, 건대추 등의 과일과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총 24종의 제수음식이 구성됐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차례상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명절 풍속도에 따라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제품”이라면서 “매 명절 시즌마다 완판을 이어나가고 있고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백화수복 제품. 출처=롯데주류

반면, 명절만 기다리던 차례주(제사주) 시장은 울상이다. 설과 추석에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하는 차례주 시장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에 여행을 떠나는 등 차례상을 아예 차리지 않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 대신 여행과 휴식 등 개인 일정을 보내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차례주 시장은 최근 몇 년간 450억~500억원 규모를 유지하며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차례주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대형마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례주 판촉 경쟁도 사라진 모습이다. 롯데마트가 퇴근 3개년 차례주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2017년 -3.4%, 2018년 -8.8%, 지난해 -2.6% 등 매년 역성장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 판촉 경쟁은 동그랑땡, 너비아니, 전, 잡채 등 HMR 제품에 집중되고 있다.

▲ 이마트 피코크 HMR제품. 출처=이마트

이에 차례주 업체들은 명절에만 의존하지 않고 평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기적으로 전통 제례 행사에 참여하거나 고급 선물세트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비명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명절 행사의 간소화와 비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차례주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면서 “반면 HMR 제품은 일손을 단축하는 체감효과가 커서 명절 한참 전부터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들도 명절 전용 제품을 따로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20.01.24  1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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