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설 연휴에 긴급한 금융 상담이나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금융사들의 '챗봇(채팅로봇)'을 활용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챗봇이란 대화형 시스템을 말한다. 이용자가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챗봇이 AI나 구축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답을 준다.

연휴기간 대출금 납입일이 다가올 경우, 챗봇에게 문의하면 친절하게 납부 일자를 알려준다. 보이스 피싱 등에 연루된 경우에도 챗봇에게 문의하면 대응 방안을 제시해준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이 챗봇을 선호하는 이유로 '쉽고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이에 은행, 카드사,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의 챗봇 서비스 도입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 상담부터 상품 추천, 정보제공까지

신한은행은 지난해 ‘쏠메이트 오로라’를 출시했다. 상담 챗봇에서 진화해 고객 개인성향과 특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예적금 금리 계산시의 금액, 기간, 금리 등을 그래픽으로 고객의 이해를 돕는다.

하나은행은 대화형 뱅킹 서비스 하이(HAI)를 지난해 개시했다. 고객의 각종 금융거래 요청을 인공지능 금융비서 하이가 문자 또는 음성으로 답변한다. 하이를 통해 21개 통화까지 환전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연휴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중 AI 챗봇을 가장 먼저 도입한 현대카드는 2017년 IBM의 기업용 인공지능 솔루션 왓슨을 기반으로 한 챗봇 서비스 ‘버디’ 서비스를 개시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버디는 지난해 인공지능-자동응답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되며 대기 시간 없이 대화가 가능토록 변화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모바일 앱, 모바일 홈페이지, PC를 통해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AI 기반 ‘챗봇 샘’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챗봇이 특정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PC 및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설치 없이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 챗봇 샘은 고객의 소비패턴 및 사용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고객에게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결제정보 조회 등의 질문에 대해선 더 빠르게 응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저축은행도 똑똑한 챗봇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웰컴저축은행이 2017년 출시한 AI 기반 ‘웰컴봇’은 올해 초 향상된 자연어 처리 엔진을 탑재하며 기존 대비 정확도가 36% 증가했다. 고객의 질문에 90%에 가깝게 정상 답변을 제공하는 웰컴봇은 웰컴저축은행의 금융서비스 및 자사의 모바일 뱅킹 앱인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의 이용법을 알려준다.

웰컴저축은행측은 고객이 작성한 문장의 조사, 어미변화 등에 웰컴봇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개선돼 높은 확률로 고객의 질문에 답변한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바빌론 챗봇’은 중금리 대출 상품 바빌론에 특화된 챗봇이다. 바빌론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바빌론 챗봇을 이용하면 대출한도 및 금리를 빠르게 확인 가능하다. 또, 인공지능 기반 챗봇인 만큼 상담 업무에도 특화돼 있어 SBI저축은행의 금융서비스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 출처=보험연구원

보험사들도 챗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챗봇 '몬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 자가학습, 대화 의도 모형기법 등이 적용 된 몬디는 상담사 연결은 물론 고객 의도에 맞는 상품 추천도 가능하게 설계됐다.

AIA생명은 인공지능 고객센터 'AIA ON'을 운영 중이다. AIA ON은 채팅을 통해 1: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챗봇과 고객과 대화하듯이 통화하는 로보텔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챗봇은 상품이나 지점 위치 안내 등 단순 서비스에서 진화해, 간단한 본인 인증만으로 보험계약대출, 보험료 납입, 자동이체 신청, 주소와 연락처 변경 등이 가능한 개인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금융사들의 챗봇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고객 편의성 확대는 물론 비용 감축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상담사의 일을 챗봇이 대신해주니 인건비가 절약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금융 상담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다는 평가다.

김유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회사는 수집된 데ㅣ터를 기반으로 고객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용 절감 및 수익 창출, 그리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며 "보험소비자는 챗봇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보험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보험금 처구 및 계약 변경 등의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