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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 한번 넘어졌을 뿐…신약 가치 여전신약 개발 '아직 끝난 게 아니다'는 전망 쏟아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임상 3상 주평가지표 미충족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 임상 2b상 발표 기대
임상실패 성공으로 포장한 거짓말 논란 아쉬움으로 남아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새해부터 임상 실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기대를 모았던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임상 3상 결과가 주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잇단 임상 좌절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뢰와 주가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지난해의 악몽을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임상 실패에도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오히려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계기로 한층 더 안정적인 신약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싹트고 있다.

임상 3상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 21일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장중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25.59% 하락한 2만515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단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증권 업계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도전은 계속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르면 내년 1분기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두 번째 임상 3상에 도전한다. 두 번째 임상 3상은 이번 임상시험 디자인을 변경해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첫 번째 임상 3상에서 주평가변수로 객관적 지표인 '하부각막염색지수'(ICSS)와 주관적 지표인 '안구불편감점수'(ODS)를 설정했다. ICSS는 각막을 상중하로 나눴을 때 하단부 손상 개선 효과를 객관적인 도구로 측정한 지표다. ODS는 안구 ‘불편감’에 대한 환자의 주관적 점수를 말한다.

▲ HL036 0.25% 미국 임상 3상 객관적 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아쉽게도 한올바이오파마는 주평가지표에서 기준치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만 부평가지표인 상·중·하부 전체를 보는 총각막손상개선지표(TCSS)와 중앙부 손상 개선 효과를 측정하는 중앙각막염색지수(CCSS)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주평가지표 미충족에도 불구하고 한올바이오파마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증명하듯 한올바이오파마는 효과면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한 기존 부평가지표를 두 번째 임상 3상에서 주평가지표로 삼아 재도전에 나선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만큼 다수의 임상 결과를 도출해 FDA 문턱을 넘어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앨러간의 레스타시스(Restasis)와 샤이어의 자이드라(Xiidra) 역시 여러 차례의 도전 끝에 FDA 허가관문을 통과했다. 레스타시스는 임상 3상에서 총 2번의 고배를 마신 뒤 2002년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자이드라도 임상 2상 1건, 임상 3상 3건, 안전성 확인 임상 1건 등 총 5건의 임상 결과를 종합해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를 통해 FDA가 객관적지표와 주관적지표의 개선 여부를 단일 임상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다음 임상에서 객관적 지표가 첫 번째 임상과 동일하게 나타나고 명확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주관적지표가 개선된다면, 샤이어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허가 획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무기 'HL161' 장착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과 별도로 또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이다. 하나의 신약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던 일부 바이오 기업과 달리 안전장치를 추가로 마련해둔 셈이었다.

HL161은 병원성 자가항체를 몸속에 축적시키는 Fc 리셉터(FcRn)라는 수용체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주로 중증근무력증, 그레이브스안병증, 온난항체 용혈성빈혈 등 희귀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확대하고 있다.

▲ 희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경쟁사 비교. 출처=유안타증권

특히 HL161은 형질전환 동물 플랫폼을 이용해 만들어진 완전인간항체로 면역원성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적고 초고농도 조건에서도 제품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이 강점이다. 또 경쟁 제품과 달리 환자가 직접 주사를 놓을 수 있는 피하주사(SC) 형태인 프리필드 주사기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도 높다.

HL161의 잠재력을 알아본 스위스 로이반트가 지난 2017년 12월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신약 개발 및 판권을 확보했다. 로이반트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중동, 중남미 등 대부분 지역에서 HL161의 독점적 권리를 가지며, 임상부터 생산, 품목허가, 판매까지 책임진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HL161의 임상 2b상 탑라인 결과를 적응증별로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1분기 그레이브스안병증, 2분기 중증근무력증, 4분기 온난항체용혈성빈혈 등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 등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에 대한 가치는 높게 반영되고 있다"며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신약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짓말 논란 아쉬움 남아

2015년 대웅제약의 자회사로 편입된 한올바이오파마는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제약사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한 이후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급성장 중이다. 누적 R&D 투자만 14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이다. 현재 HL161은 계획대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HL036은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둘 중 하나라도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올바이오파마의 입지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분히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신약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HL036의 임상 3상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음에도 ‘절반의 성공’으로 포장 하는 모습은 글로벌 제약사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HL036'의 미국 임상 3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도자료 배포 이후 나흘 만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태도를 바꿨다. 이날 현장에서 박승국 대표는 "HL036이 주평가지표인 ICSS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며 "다만 부평가지표인 TCSS와 ODS에서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의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교묘하게 주평가지표가 아닌 부평가지표를 사전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공시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다른 질환 임상 방식과 다르고 FDA가 안구건조증 임상의 평가변수로 다양한 지표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개발사들은 추가적인 임상3상을 통해 해당 지표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반복 입증해 허가 신청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임상 3상에서 주평가변수는 아니지만 객관적지표와 주관적지표 모두에서 각각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다"며 "이를 통해 재현성 확인을 위한 후속 임상 3상에서 TCSS와 EDS를 주평가변수로 설정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고 '성공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20.01.27  11: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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