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머니무브(Money move)'는 말 그대로 돈의 이동이다. 돈은 더 높은 수익을 찾을때나 위험을 피해야 할때 이동한다. 부동산 시장이 정체되고,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마주한 설 연휴 기간, 왕래하는 사람들의 정보 교환 속에서 '머니무브'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식 시장에는 급격하게 돈이 유입되고 있다. 미중간 화해 무드 조성,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관계가 완화 등 대외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갈 곳 없는 자금들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코스피지수는 2246.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해말(2197.67) 대비 2.2% 올랐다. 22일엔 2267.25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18년 10월5일(2267.52) 이후 1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식 거래대금도 하루 평균 7조~8조원대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탔고,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잔잔고도 10조원에 육박한다. 그만큼 경기 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같은 시중 자금의 대이동은 연휴 이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이번 설 연휴기간 예상 이동인원은 총 3279만명이다. 설날 당일인 25일에는 최대 인원인 825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예상 평균 이동인원은 지난해 하루 평균 623만명보다 5.3% 증가한 656만명으로 평일 하루(326만명) 대비 2배 이상 많다.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신변에 대한 얘기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 종목, 보험 상품, 은행 금리 등까지 모든 재테크 정보가 공유되기 마련이다.

▲ 단기 부동자금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또 세뱃돈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설을 맞이해 5조5953억원어치의 화폐를 순발행해 금융기관에 공급했다. 올해 공급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71억원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새지폐를 환전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세뱃돈을 포함, 상여금, 용돈 등 개인간 지급 규모는 최대 5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연휴 이휴 금융사들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사들도 설 연휴를 맞아 돈의 이동을 돕기 위한 이동점포 운영, 24시간 지급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늘어나는 보험금 청구 등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중엔 대기자금이 넘친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의미하는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10조7030억원에 달한다. 단기 부동자금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친 것이다.

지난 10월 기준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99조6075억원으로 1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80조9623억원)과 비교하면 올들어 23.0%(18조6452억원)나 늘어났다.

단기 부동자금은 2016년 902조원에서 2년여만에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로 인한 금융사들의 신뢰 하락이 뼈아프지만,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