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잉공급 지속, 국내 화학기업 수출 지역다변화와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

태양광, 전지부문 등 사업 다각화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입부담 늘어날 전망

▲ LG화학 여수 화학공장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화학업계가 수요 위축 속 설비보수 및 증설이 더해지면서 차입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신평사들은 향후 화학기업의 재무부담 요인을 예의주시한다고 밝혔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요 화학기업들은 설비투자 증설 등을 이유로 부채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부채비율로 볼 때 모두 200% 이하 수준이지만 일부 기업은 이에 근접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장기차입금 규모가 2018년 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부채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LG화학의 장기차입금은 7조2104억원으로 2018년 말 3조7080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LG화학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면서 비유동부채가 늘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난해 3월 LG화학은 여수NCC공장의 시설 확장과 소재부문과 전지부문 셀라인 증설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경기가 좋지못할 경우 대부분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시 차환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LG화학은 조달액 전액을 투자한다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월 회사채 차환을 위해 4000억원 자금을 조달한 데다, 복구충당부채가 증가하면서 비유동부채(장기부채) 규모는 2018년 말 3조2933억원 대비 7.4% 늘었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만기가 비교적 짧은 유동부채(단기부채)를 상환하면서 부채를 관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올 1월 새롭게 설립한 한화솔루션은 부채규모가 10조원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솔루션의 부채 규모는 9조4776억원으로 2018년 말 9조43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48%로 높은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0월 공모채 시장에서 2500억원의 자금조달에 이어 이달 28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해 차입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회사채의 인수를 주관한 한국투자증권 등은 한화솔루션의 차입금현황과 재무구조에 대해 “태양광산업 진출을 위해 차입금 조달이 증가했다”면서 “차입금은 2013년 이후부터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주요 화학 3사 이외에 SK종합화학도 지난해 3분기에 부채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요 화학사의 차입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사업다각화와 설비증설 때문이다.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화학업계는 저유가 기조에 의한 납사가격 하락으로 호황기를 맞았지만 2018년 하반기 이후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수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부기업의 경우 증설 등 투자확대로 차입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소재 사용이 증가하면서 화학 원료로 만들어지는 비닐, 플라스틱 등의 산업 수요가 예전과 같지 않다”면서 “중국의 자급률 또한 무시할수 없다”고 밝혔다.

미·중무역분쟁 등 통상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점을 감안해볼 때 올해도 불리한 수급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화학기업들이 수요 악화에 따른 지역 수급 다각화, 태양광·전지 등 화학 외 사업부문으로 다각화하는 추세로 볼 때 차입부담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사업다각화와 설비증설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소요는 차입부담 높이고 있으며 이는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