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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셈법 복잡해진 한진家 경영권 분쟁… 깊어지는 조원태 고민신규 플레이어 대거 등장에 골치

내홍에 외홍까지… 한진그룹 경영권 행방 ‘안갯속’
반도건설 카카오 등 지분 잇따라 매입… ‘키맨’ 되나
“조원태, 백기사 끌어들이려 대책 내놓을 것”

▲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조원태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주요 주주들의 지분 매입 양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우호지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조 회장이 조만간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냔 관측이 나온다.

반도건설 이어 카카오까지… 한진그룹 경영권 행방 시계제로

최근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지난해 반도건설의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카카오가 200억원에 달하는 한진칼 지분 약1%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들썩였다. 카카오는 사업 협력 차원에서 한진칼 지분을 매입 했으며, 경영권 참여 의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갖가지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상황이 시계제로의 상태로 치달은 가운데 KCGI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KCGI는 최근 조 회장이 우호지분확보를 위해 대한항공 임원들을 한진칼로 파견 보냈다는 주장을 펼쳤다. KCGI는 “조 회장이 최근 대한항공 임원을 포함, 직원 여러 명을 한진칼로 파견보냈다고 한다”며 “그 목적은 인력이 많지 않은 한진칼의 3월 주총 업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주총을 앞두고 각 진영의 움직임이 바빠지면서 한진그룹은 속이 시끄럽게 됐다. 사실상 주총 이 예비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진그룹은 어느 주주도 확고한 우위를 굳히지 못한 지분구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3%에 달하나 가족간 내홍이 깊어지면서 상황은 한치앞을 알 수 없게 된 것. 이밖에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 등이 포진해 있지만 이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알 수 없다. 3대 주주인 델타항공(10.00%)의 경우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지만, 이 지분을 포함해도 조 회장이 지분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주주간 합종연횡 경우의 수를 분석, 시나리오를 가정해 봤다.

가족 갈등 봉합 시, 분리경영체제 가능성… 조원태 경영권 방어 성공

우선 가족 간 갈등이 봉합돼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는 시나리오다. 현재 한진가는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나뉘는 경우, 가족 지분에 이탈이 생겨 어느 쪽이든 경영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자칫할 경우 외부에 경영권을 뺏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한진가가 다시 뭉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는 물 보다 진하다’는 말이다. 실제 총수 일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언쟁 직후 악화한 여론을 의식, 공동명의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진가 4인과 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28.94%다. 여기에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 카카오(1.0%) 등의 지분율을 합치면 39.94%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지분을 합치게 되면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을 총괄하고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나눠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가족들에게 일정 경영권을 보장하는 대신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은 방어를 이뤄내는 식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킨 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거론된다. 조 전 부사장은 직접 기내식 개발에 참여하는 등 해당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가족 갈등 지속시, 조원태 체제 금 갈수도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일가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하는 경우다.

만약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끝내 “공동경영이라는 선친의 유훈을 지키지 않았다”며 동생과 등을 돌려 이탈하게 되면 조 회장 측 지분(특수 관계인 포함)은 22.45%로 줄어든다.

현재 이명희 고문(5.31%)을 비롯해 조현아 전 부사장(6.49%)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한진칼 지분율은 18.27%다. 이들이 모두 이탈해 조 회장이 가족 내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일 경우 주요 주주와의 합종연횡이 경영권의 향방을 정하게 된다. 조 회장의 지분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도 10.67%에 불과해 델타항공은 물론 반도건설(8.28%) 등 추가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 전부사장이 최근 한진칼 단독 최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3자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조 회장의 입지는 더욱 불안해지게 됐다. 조 전부사장이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만약 주총을 앞두고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손 잡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원태 회장 체제 그룹 경영에 금이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배제되는 경우… KCGI·국민연금 연합군 탄생?

반도건설이 한진그룹의 키맨을 자처하면서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예컨대, 최대 단일주주인 KCGI가 반도종합건설이나 국민연금 등을 설득해 손을 잡는 그림이다.

지난 10일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건설은 한진칼 지분 2.00%를 추가 확보해 총 8.28%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반도건설이 한진그룹과 새로운 협업 관계 구축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만큼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반도건설이 KCGI와 함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두 차례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반도건설이 조원태, 조현아가 아닌 KCGI와 함께 경영권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KCGI(17.29%)가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과 손을 잡는 경우 지분율은 29.68로한진일가 4인의 지분율(24.8%)을 넘어서게 된다.

KCGI는 2018년 조현민의 물컵갑질로 한진칼 지분을 처음 인수한 이래 줄기차게 한진그룹을 압박해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에는 회계장부열람권을 사용, 한진칼에 회계 정보와 이사회 의사록 등을 요구하는가 하면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KCGI가 재무구조 등 경영능력을 명분으로 3월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주주와과 합종연횡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 데이어 이사 자격 강화와 관련한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는 등 한진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KCGI등과 함께 한진그룹의 변화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근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만큼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 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모습. 출처=뉴시스

조원태, 지배구조 개선책 등 소액주주 유인책 내놓나

상황이 이쯤 되면서 조 회장이 조만간 주요 주주는 물론 외국인 주주와 소액 주주 등을 만족시킬 만한 지배구조 개선책 등 방안을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총 때까지 오너일가의 내분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1.0%) 등이 보유한 소수의 지분도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진칼의 지분 약 70%를 대형기관과 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지금 당장은 소수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지분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경영권 방어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2.45%)과 전략적 제휴관계인 델타항공(10%)의 지분을 더하면 32.45%다. 조 전 부사장(6.49%)과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을 합친 31.98%와는 불과 0.47%포인트 차다. 우호지분이 절실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보유한 1%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주요 주주들의 물밑작업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 및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의하는 등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소액 주주등이 만족할만한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지난해에도 주총을 앞두고 우리사주 직원과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 작성을 독려하고 나섰던 적이 있던 만큼 이번에도 위임장 독려를 통해 우호지분 끌어 모으기에 나설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보유 지분이 충분치 않은 조 회장 일가가 서로 싸우는 데다, 경영권을 공격해온 KCGI 등 다른 대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진그룹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향후 시나리오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총수 일가가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하지만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2개 세력으로 쪼개지고, 외부 세력이 합종연횡하는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 회장이 오는 3월 주총 전까지 카카오 뿐 아니라 다른 백기사를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20.01.24  14: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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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이가영, #한진, #조원태, #대한항공, #반도건설, #카카오, #한진그룹, #조현아, #델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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