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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홍성국 대표 "라임·DLF 사태, 한국 금융 또 후퇴""후진적 금융 실망감, 금융투자문화 개선 시급"

부동산 비중 너무 높아, 금융이 할 수 있는 부문 여의치 않아
한국 경제의 위기는 수출의 위기, 주력 산업 모두 '공급 과잉'
세계 중심지 집값은 서로 비슷해지고 있어...올해 부동산 안정될 것
고소득 시대, 소비 패턴의 빠른 변화...자영업자들 진짜 위기
4차 산업혁명서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 시간 흐를수록 잘할 것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4차 산업혁명이 관통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한국 경제는 어디에 있는 걸까. 한국 경제는 정말 위기인가.

이코노믹리뷰는 지난 22일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미래에셋대우 대표)를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미래, 금융의 역할, 부동산 전망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 대표는 한국 경제에 대해 위기는 맞지만 수출과 내수를 나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한국 경제의 미래 주도 산업에 대해선 주요 기간 산업 외에 경쟁력 있는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사태와 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한국 금융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홍 대표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대표를 지낸 정통 증권맨이다. 이후 제2의 인생을 위해 2016년 자진사퇴한 뒤 저술과 강연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 이코노믹리뷰는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와 간담을 가졌다.


라임, DLF 사태로 금융이 또 한번 후퇴했다.

두 사건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 사태와 비슷하다. 해법도 비슷하다. 정부가 나서서 금융사에 책임을 묻는다. 우리 금융이 안되는 이유다. 금융사가 잘못했으면 100% 물어주는게 맞지만 룰이 자꾸 깨지고 있다. 금융투자 문화가 전근대적이고 정책을 수행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때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여론이 생기자 금융위원장이 '내 이론에는 반하지만 물어줘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금융투자 문화가 낮은게 문제다. 국민연금, 금융사들을 불신하는게 문제다. 감옥에 있는 재벌 총수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증권사 직원이 면회를 통해 실명확인을 하고 해주는게 현실이다. 바닥은 이미 바뀌어져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에게 물어달라고 한다. 증권사는 녹취까지 다 해놓는다. 하지만 이번에 DLF, 라임 사태 당사자들인 은행들의 판매 문화는 고쳐져야 한다.

금융사들도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여전히 우리 금융이 후진적이라는 실망감을 줬다. 금융사들이 확실하게 책임지게 되면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우리는 전혀 배운게 없다.

저성장 시대, 돈이 돌지 않는다. 금융의 역할은?

미국도 돈이 안돈다. 돈이 세계적으로 풀려있다. 금리는 역사상 최저수준이다. 왜 돈이 안돌까. 왜 물가가 안오를까와 같은 이야기다. 저금리 구조가 정착돼있다. 주위 모든 건물들은 금융사들의 빚 없이는 세울 수 없다. 사실 금융이 뭔가 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가 부동산 투자에 너무 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채권이나 벤처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생겨나는 벤처 대비 도와줄 수 있는 국가 자금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줄 수 없는 이유는 사업모델이 안되는 곳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너무 작아 글로벌로 나가야되는데, 금융이 할만한 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시각. 진짜 위기일까.

위기는 맞다. 하지만 위기 진단을 잘못하고 있다. 내수는 안정되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내수는 늘 수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

위기의 본질은 수출인데 한국의 산업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있다. 한국은 소재(철강·화학·정유), 산업재(기계·조선·운송), 자동차, IT(반도체 등) 등 4개 인더스트리가 전체 기업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문제는 이 모든 산업이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다. 지난해 중국이 자동차 3700만대를 만들었다. 현대차가 잘못한게 아니다. 우리의 주력산업이 못하는게 아니다.

한국은 수출이 경쟁력의 본질인데, 4대 주력 산업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이 수입을 많이 해갔지만 자급자족하면서 국가간의 교역도 줄었다. 주력산업의 위기가 가장 크다.

다만 올해 2분기부터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개념도 바꿔야 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안된다. 어려운 상황이다. 지표가 돌아와도 실물경제가 체감하려면 올해 하반기는 되야 될 것이다. 좋아진다는 것도 수출과 내수로 분리해서 봐야 한다. 수출 경제는 좀 나아지겠지만 내수는 구조적인 부분이다. 내수 체감 경기 회복은 여전히 어렵다. 수출이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내수는 좋아지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올해 부동산 전망은?

부동산 시장 급등은 전세계적 추세다. 한국은 뒤늦게 오른 편이다. 또 어느나라든 중심지만 올랐다. 각국이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부동산에 많이 투자했다.

인정해야될 부분은 디플레이션 상황이 되면서 살기 어려워지니까 돈과 사람과 기술이 있는 곳으로 예를 들면 서울의 강남 같은 중심지로 돈이 몰리고 있다. 각국의 부동산 성장률을 보면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 부동산 급등 국가들의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금리가 낮으니까 자금이 중심지에만 몰린다. 금리를 올릴수도 없다. 가계부채가 많고 지방은 공급과잉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중심지 지역에 대한 핀셋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의 정시확대, 특목고 폐지 발표 시점과 강남 집값 상승 시점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 정부도 이부분을 알 것이다. 전체를 누를 수는 없다.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면 한국 전체 부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부동산은 물가 상승률 정도 오르는게 맞다. 정부가 해야할 것은 지방에만 특목고, 자사고 등을 허용하고 인프라 투자를 늘려 지방을 활성화해야 하는 일이다. 서울에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주변에 더 많은 공급을 해야 한다. 신혼가구 등을 위한 서울 근교에 대형 오피스텔을 지어주는 것도 좋다.

세계 중심지 집값은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 일본 동경이나 뉴욕 맨허튼 등과 비교해 한국 중심지 가격은 70% 수준이면 맞다고 본다. 맨허튼이 평당 1억2000만원 정도, 강남도 1억까지 왔다고 들었다. 가격으로는 거의 다 온 것 같다. 강남은 큰 결단이 필요하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으려면 지방에서 아이들이 중고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해서 지방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분권, 자치가 가능한 것이다.

올해는 경기가 꺾이면서 반등하는 과정이며 금리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2020년부터는 분양도 늘어날 것이다. 부동산은 상반기까지 핫이슈가 되겠지만 수급을 보면 별차이가 없다. 다만 정부의 핀셋 규제는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매매허가제까지 고려한다는 것은 현재 상황이 너무 과도하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

4차 산업혁명과 한국, 우리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미국, 중국과 비교는 하지말아야 한다. 정부보다 기업들이 앞장서 나가야 하는데 한국 기업들의 사이즈가 작다. 항상 한국은 시작이 늦다.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 새벽배송, 구독경제 등도 우리가 개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거의 다 따라왔다. 미국, 중국과 비교하는게 웃기는 것이다. 한국만큼 4차 산업혁명에 열광하는 나라도 없다. 이번 CES에도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많이 참여한 나라가 한국이다.

현재 잘못하고 있는 것은 없다. 잘 따라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은 하드웨어 강국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약할 수 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은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블록체인도, 클라우드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는 표본수에 있어서 미국, 중국과 비교를 할 수 없다. 불리한 현실이다. 전반적인 수준은 우리가 따라가고 있다. 현재 비관론은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 현대차는 전기차 세계 3위 수준이다. 나쁜 면만 보는 것도 좋지 않다.

소비패턴의 빠른 변화, 자영업자의 고민 커진다

4차 산업혁명에서 내수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온라인 쇼핑, 배송 시장 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고가 제품이 잘 팔리는 데 저가 음식점들은 굉장히 어려워졌다. 소득 수준이 바뀌면 입맛도 바뀌는 것 아닌가(웃음). 한국 자영업자에겐 사실 엄청난 위기라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정부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 추세다. 소득주도성장은 이미 다른 국가들도 하고 있다. 전세계 국가들이 모두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을 볼 것이냐인데 한국 경제가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수는 3만달러로 가는 소득 트렌드, 고령화로 인한 소비여력 감소 등이 화두다. 일년에 80만명이 은퇴하고 있다. 은퇴 이후 소득이 줄면서 소비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음식 배달 서비스 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었다고 한다. 소비패턴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 자영업자들의 큰 고민이다.

한국의 미래 경쟁력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기에 일본기업들이 해외로 다 도망갔다. 일본이 살아날 가망이 안보여서다. 일본은 산업 전체가 무너진 경험이 있다. 다만 일본은 내수가 큰 나라다.

한국이 해야할 일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도 들어올 수 있다. 산업의 기반이 바뀌고 있다. 스마트팩토리가 많이 도입된다. 이러면 국가간 생산비용은 비슷해질 것이다. 전기세, 물세, 땅값을 제외하면 생산비용은 비슷해진다.

또 앞서 말한 4대 산업 이외의 산업을 키워야 한다. 신산업을 키우려면 몇십년이 걸린다. 반면 한류, 가정간편식(HMR) 등 한국이 잘하고 있는 것들이 해외로 나가야 한다. 뷰티산업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도 있지만 화장품, 여행 등 경쟁력 있는 부분을 키워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갈등을 정부가 조정해야 한다. 어느나라나 신산업에서 기득권과의 갈등이 있다. 공유 모빌리티 타다가 늘어나는 것과 국내 경제 성장과 사실 상관이 없다. 택시 기사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내수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당장 무엇을 바꾸려고 하지말고 천천히 가면 된다.

장영일 기자  |  jyi78@econovill.com  |  승인 2020.01.27  16: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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