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연료전지기업 주가, 11월 이후 200%대 급등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수소시대' 투자 본격화
두산퓨얼셀 일진다이아 상아프론테크 등 주목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증시에서 연초부터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 해외업체들의 주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가 수소에너지 육성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수소 관련업종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수소에너지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할 때란 조언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수소시대 열리나...전 세계 주요국 ‘수소’ 적극 투자

27일 유진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 증시에 상장된 수소에너지 관련 해외 상장사들의 주가가 지난해 11월 이후 200%대의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연료전지 기업인 발라드파워시스템즈(Ballard Power)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 주말까지 약 213.5% 상승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국영 엔진업체인 웨이차이(Weichai)와의 연료전지 합작법인이 첫 수주를 확정하고 올해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에 건물용 수소연료전지를 납품하는 파워셀(Powercell)이나 아시아지역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블룸에너지(Bloom Energy)의 주가도 같은 기간 290.7%, 126.6% 급등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수소 시대를 열기 위한 전 세계 주요국의 투자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신산업 육성 의지가 커지면서 수소산업 육성 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수소차, 연료전지 발전 등을 적극 지원하는 정부 정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수소사회로의 진입을 선포할 계획이다.

유럽의 경우 '탄소배출 순제로(net zero)' 정책을 법제화하면서 수소의 운송과 재생에너지 저장장치로서의 역할을 위한 투자를 시작했다. 탄소배출 순제로란 인위적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를 산림녹화,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흡수함으로써 총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다양한 주에서 오는 2045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나 탄소 제로 전원으로 대체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수소 충전인프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싼 연료전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해 수소시대 본격화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많았는데 최근 각국 정부 자세가 바뀌면서 수소시대 개막이 앞당겨지고 있다”면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력 바탕·실적 개선 가능성 큰 종목에 투자해야

이처럼 수소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수소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수소에너지 관련 기업 중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실적 개선 또는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큰 종목을 선제적으로 사두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다만 국내 수소차·연료 전지 발전 시장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수소산업의 성장이 국내에 한정된다면 관련업체들에 대한 투자매력도 상승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유진투자증권

이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높은 국내 수소 관련 업체들은 중장기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산퓨얼셀, 에스퓨얼셀, 일진다이아, 상아프론테크, 이엠코리아, 뉴로스 등을 관련주로 꼽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수소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생산업체 상아프론테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21.3% 오른 236억원이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선도기업 두산퓨얼셀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71.7% 상승한 24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