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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 시대④] "어디서 만든 제품인고?"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가치소비 시대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완전한 수준의 투명성이다. 이는 기업에 대한 투명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 고객이 받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투명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 아프리카 내전과 코발트 생산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출처=갈무리

"정체가 뭔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17년 8월 아프리카 콩고 민주 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에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 학대당하고 있는 8살 도산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내전 중 가족을 잃은 도산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고 있으며 살인적인 노동과 구타에 시달리고 있다.

8살 도산이 생명의 위험을 각오하고 받는 돈은 하루 2달러. 대부분의 수익은 반군이 챙기며 콩고 민주 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 생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반군이 8살 도산을 학대하며 체굴하는 코발트의 활용처다. 앰네스티에 따르면 콩고 민주 공화국 등지에서 생산된 코발트는 중국의 한 대기업에 흘러 들어가고, 이들은 코발트 물량을 다국적 전자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다국적 전자기업에는 애플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애플의 혁신에 환호하며 아이폰을 구입해 예쁜 카페에 앉아 '셀카'를 찍고 있을 때, 바다 건너 콩고 민주 공화국의 8살 도산은 피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걸고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고 있다.

코발트 외 다른 광물에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나온다. 현재 UN은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광물을 '분쟁광물'로 정의하며 특히 주석, 텅스텐, 탄탈륨, 금에 대한 감시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 내전의 원흉인 반군이 불법적인 노동력 착취로 분쟁광물을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군자금을 확보해 다시 내전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함이다.

아이폰의 눈물은 중국에도 흐르고 있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의 폭로에 따르면 아이폰 제작사 폭스콘의 노동자 착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하루 12시간 이상 단순 반복 작업을 해야하며 노동자 한 명이 하루 평균 1700개의 아이폰을 조립한다. 폭스콘은 노동자들을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하는 한편 옥상에 투신 방지용 안전망을 설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나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라는 평가다.

고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직 파괴적인 수준의 반응은 아니지만, 추후 내가 사용하는 아이폰이 누군가의 눈물과 피로 만들어졌다면 서서히 멀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고객들은 내가 사용하는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윤리적 문제를 넘어 제품에 대한 믿음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짝퉁제품 근절에 사활을 건 이유다.

실제로 IBM의 글로벌 소비자 동향 보고서는 "전체 소비자의 79%는 상품 구매 시 브랜드가 인증서 등을 통해 정품임을 보장하느냐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이들 중 71%는 완전한 투명성 및 이력 추적을 실현하는 기업이라면 37% 더 많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 리코드 기능을 바탕으로 원산지부터 고객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IBM은 "소비재 브랜드는 지금까지 제공할 필요가 없었던 정보, 이를테면 제품 제조 공정, 성분의 품질, 환경 보호 또는 윤리적 재료 확보 여부와 그 조건에 관한 정보도 더 빠르고 편리하게 액세스할 수 있게 하면서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정 무역으로 생산된 커피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행보가 시선을 끈다. 물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삼진어묵의 사례를 들어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가능성을 공개한 바 있다. 기존 이력관리가 중앙집중화 방식으로 국가명이나 단순한 이력관리 공개에 머물렀다면, 삼성SDS와 협력한 삼진어묵은 제품의 입출고 현황과 창고 온도, 심지어 원재료 투입량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블록체인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에어카고트래킹, 데이터로거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이력관리 시스템도 완성했다. 저녁식탁에 올라온 고등어 구이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등어가 어디에서 잡혀 어떻게 이동했으며, 창고의 온도보관상태와 유통 플랫폼 이동 궤적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S는 판교 본사에서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GCC(글로벌 콘트롤 센서)를 통해 모든 과정을 조율한다.

IBM 소비재 산업 부문의 글로벌 총괄 책임자인 루크 니아지(Luq Niazi)는 "투명성은 어떤 기업 및 그 제품에 대해 주장하는 바가 사실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기도 하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투명성과 이력 추적을 구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도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구매자는 원산지를 확실히 입증하는 유통업체라면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 삼성SDS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 삼진어묵 사례. 사진=최진홍 기자

결국 안전의 문제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한국의 검증된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몰려오고 있다. 이미 화장품, 기저귀 등 한국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믿을 수 없는 중국 제품보다 믿을 수 있는 한국 제품을 쓰겠다"고 몰려오는 셈이다.

이러한 부분을 기업의 강점으로 살려, 가치소비의 트렌드를 잡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기업이 기술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제조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당연히 가치소비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1.26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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