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자기의 무역협상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애플에 많은 이익을 줬다고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끈다. 삼성과의 경쟁에서 애플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했으니, 애플도 '성의'를 보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성의는 아이폰 백도어다. 최근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수사 당국이 용의자가 사용하던 아이폰의 백도어를 원하고 있으나, 애플은 이를 거절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백도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압박하며 수사 당국의 의지에 부응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애플)은 삼성과 경쟁한다. 삼성은 그들의 넘버 원 경쟁자"라면서 "나는 그들을 많이 도와줬다. (관세) 면제를 해줬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관세 면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애플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줬다. 중국에 제조거점이 있는 애플의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올 때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면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에 부응해 미국 오스틴에 공장을 증설하는 등 트럼프의 호의에 보답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CEO의 밀월은 이번 아이폰 백도어 문제로 위협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에만 무려 세 번이나 자기의 무역성과를 자랑했다. 특히 한국과의 FTA 개정을 언급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자기의 치적을 알리기에 바빴다.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