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설비의 가장 앞 공정 제품 '에틸렌' 등 기초유분 수요 지속 감소 

LG화학 이달 설비보수 통해 전략적으로 물량조절에 이어 2월 감산 검토

롯데케미칼 에틸렌 수요 변동 예의주시

▲ 좌측부터 LG트윈타워, 롯데타워 건물외관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석유화학 업계 양대산맥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화학제품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가동률 조정을 검토 중이다. 

기초 소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석유화학 공장 증설 등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수출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제품마진까지 하락하고 있어 대부분의 화학기업들은 연초부터 NCC(나프타분해센터) 공급물량 감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기업은 “2월 가동률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경우 이달 납사크래커(NCC) 가동률을 낮추기 위해 설비 보수를 일정을 앞당겨 공급물량을 자연스럽게 줄였다. 당초 LG화학은 2~3월에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부득이 하게 조정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LG화학은 2월에도 석유화학 시황과 화학제품에 대한 글로벌 흐름을 지켜보면서 추가 감산을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달 실질적으로 가동률 조정이 진행하지 않은 롯데케미칼도 유가시황과 원료간 가격변동을 지켜본 후 다음달 감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두 기업이 다음달 감산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초유분 등 부문별 수출 물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화학제품의 해외 매출은 2018년 3분기 대비 각각 17.3%, 19.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3분기까지 LG화학의 석유화학 수출은 5조9994억원으로 2018년 3분기보다 1조2559억원 줄었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 매출비중이 2018년 64.7%까지 유지하다 53.1%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수출은 8조1185억원으로 2018년 1~3분기 대비 2조50억원(-19.8%)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합성수지의 원료가 되는 폴리머(polymer) 매출 비중이 높은데 전 공정인 기초유분과 모노머 제품의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해외 실적이 크게 축소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화학기업은 정유업체를 통해 나프나를 구매한후 NCC(나프타분해센터)를 통해 에틸렌, 파라자일렌(PX) 등 기초유분 제품을 만들어내고 이후 합성수지 원료와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PP(프로필렌), 폴리에틸렌(PE) 등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기초유분에서 파생되는 공정인 폴리머(합성수지원료) 부문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데 이전 공정인 기초유분에서 수요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가동률 감산에 대한 고민이 가중되고 있고 LG화학도 롯데케미칼과 같은 상황이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공정의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수요가 잘 받쳐주면 NCC공정에서 가동을 계속 해도 상관없지만 현재는 가장 앞 공정인 에틸렌(기초유분)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감산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화학 업계는 에틸렌 가동률을 감산 조정의 척도로 보고 가동률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시황과 가격 변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틸렌 등 중간원료의 매출은 글로벌 경기흐름과 주요국의 시설투자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특히 국내 화학기업들은 중국 지역에 수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증설변화에도 크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는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공장이 크게 증설되고 미중 무역분쟁까지 이어져 화학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올해는 중국이 대규모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동향은 2013년까지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이 48%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43%로 5% 포인트 축소됐다. 이와 함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가격측면에서 점점 위협이 되고 있다. 나프나의 가격은 셰일가스보다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해 대규모 애탄크래커(ECC)증설이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업체의 중국수출물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시장악화가 직접적인 원인”라고 밝혔다. 이어 “원료시세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상시적으로 가동률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