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운전자보험 중에선 ‘군계일학’

업계 “가성비 추구 고객에겐 ‘안성맞춤’”

“보험기간 및 한도는 다소 아쉬워”

▲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출시한 운전자보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월 보험료 990원에 불과한 이 상품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변호사 비용, 벌금 등 운전자보험의 핵심 담보 위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보험료가 저렴한 만큼 이 상품은 타사 일반 운전자보험 대비 주요 보장한도가 3~4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미니 운전자보험 중에선 보장성이 뛰어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라는 평가다.

◇ 990원 vs 9900원

이코노믹리뷰가 22일 '캐롯 990 운전자보험'과 '삼성화재 다이렉트 운전자보험(기본플랜, 보험기간 3년, 보험료 9900원)'을 비교해본 결과(만 31세 가입 기준), 양 상품의 보험료는 10배, 주요 보장 한도는 3~4배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양 상품의 보장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에서 차이가 났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소위 '형사 합의금'으로, 운전자보험의 주요 담보 중 하나로 꼽힌다. 캐롯손보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3000만원이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1억원으로 캐롯손보 상품보다 3배가량 높다.

자동차사고변호사선임비용도 큰 차이를 보였다. 자동차사고변호사선임비용은 자동차 운전 중 사고로 구속되거나, 검찰 공소 제기 된 경우 등에 변호사선임비용을 부담한다. 캐롯손보의 자동차사고변호사선임비용은 500만원, 삼성화재는 2000만원으로 약 4배 차이가 났다.

운전자 벌금(대인)은 2000만원으로 양 상품이 동일했으나, 운전자 벌금(대물)은 캐롯손보 보장에서 제외됐다.

교통사고상해사망과 후유장해(80%이상) 가입금액은 캐롯손보가 삼성화재보다 3배 높았다. 캐롯손보의 교통사고상해사망‧후유장해 금액은 3000만원이며, 삼성화재는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한다.

3년, 5년, 10년, 15년, 20년 등의 보험기간으로 구성된 타사 운전자보험과 달리 캐롯손보의 보험기간은 3년에 불과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캐롯손보는 교통 상해 등 추가적인 보장을 원할시에는 다른 상품을 가입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

▲ '캐롯 990 운전자보험' 보장 내용. 출처=갈무리

◇ 가성비 ‘킹’…손해율 우려는?

업계 관계자들은 가성비를 생각하는 고객이라면 캐롯손보의 운전자보험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만기와 한도는 아쉽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 메리트가 있다"며 "특정 담보만 보고 가입해도 괜찮을 만큼의 보험료"라고 말했다.

특히,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 운전자보험 중에선 캐롯손보 상품의 보장성이 우월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MG손해보험이 판매 중인 '월 보험료 2900원' 운전자보험의 교통상해사망보험금은 1000만원으로, 캐롯손보(3000만원) 보다 3배 낮다.

이 같은 캐롯손보의 저렴한 보험료는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잠재고객 확보를 위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 데이터베이스 확보, 가망고객 유치 등을 이유로 미니보험 출시에 열을 올려왔다.

일각에서는 저렴한 보험료에 따른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손해율 관련 유의미한 수치는 몇 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요율검증을 진행했을 때 문제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운 일명 '미끼 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아니다. 물론 상품에 대한 고객 만족이 또 다른 상품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