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

지역 따라 청약 성적 온도차 커
공급과잉이 수익률 떨어뜨려
중형 공급 늘리면 상황 달라질 수도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역대 최강이라고 불리는 12.16 부동산 대책과 분양가상한제 조치는 아파트 분양시장의 과열을 촉발시켰고, 규제를 피한 지역으로는 풍선효과를 불러왔다. 특히, 대출을 막는 규제로 일부 수요자는 주거가 가능하고 대출 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오피스텔 등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지역별 온도차만 키웠고, 청약시장 성적은 처참했다.

실제로 부동산114가 아파트투유의 2019년 오피스텔 청약 결과를 분석했더니 68곳 중 47개 단지에서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반면, 아파트 분양시장은 같은 기간 73.63%(402곳 중 296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규제 피해 이동, 지역별 온도차 심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대출규제에 발목을 잡힌 실수요자들이 규제가 덜 한 오피스텔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별 온도차가 극심하다고 평가했다.

부동산114에서도 서울에서 공급한 12개 단지 중 7곳이 청약에 실패했는데 서울 여의도나 경기 과천, 동탄, 인천 송도, 대구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초양극화’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 시장은 사실 이번 전세대출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며 “오피스텔도 일종의 옥석가리기 즉 인기 있는 지역, 교통망이 확충된 곳, 오피스 밀집지역, 대학가 등 이러한 지역들을 제외하고는 시장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규제로 인한 내집마련 대안으로 오피스텔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오피스텔도 극단적인 면이 있다. 굉장히 작은 원룸이나 스튜디오형의 오피스텔 공급이 제일 많고, 흔히 말하는 조금 괜찮은 고급 수요가 있는 지역 등 이런 곳에는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이라고 할 수 있 주거용이 있다”며 “전용면적 85㎡이하는 바닥난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형처럼 공급되는 중형면적은 주거용으로 가능하지만, 사실 공급이 가장 많은 것은 주로 작은 규모인 10평형으로 이는 1인가구나 신혼부부 위주 시장이고, 대부분 월세를 받고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소형도 시장 위치나 면적에 따라 편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동 구도 D&C 대표도 “규제 때문에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이전 수요가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국지성이고, 지역에 따라 현저히 차이가 난다. 강남, 서울 4대문안은 그나마 괜찮다. 서울을 벗어난 외부 같은 경우에는 분양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대문, 대학교, 강남은 물건이 없을 정도인데 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역세권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모든 지역의 오피스텔이 청약 되는 건 아니다. 서울 집값이 많이 올랐고 최근 대출규제로 인해서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긴 했지만, 일부 지역 중심일 뿐 전체적인 오피스텔 거래량이나 청약 경쟁률이 아파트처럼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아직 임대수입 목적인 투자 목적이 크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신혼부부 등이 거주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실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적 편차는 실제 결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2019년 11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청약에 나선 ‘힐스테이트에코덕은’은 735실 모집에 절반만 청약됐고, 12월 인천 중구 중산동 ‘영종도 광영스너그에어시티’ 역시 589실 중 단 1실만 청약이 됐다. 반면, 동년동월 인천 서구에서 청약한 ‘인천루원시티린스트라우스’와 서울 강동구 성내동 ‘힐스테이트천호역젠트리스’는 모두 마감됐다.

공급과잉, 임대수익 하락 청약 미달 원인

이처럼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의 몰락 중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을 꼽을 수 있다. 공급과잉이 결국 임대수익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청약 미달 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함영진 랩장은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는 매해 약 7만~8만 실 정도의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며 “올해도 분양을 앞둔 물량만 3만여 실이 넘는다. 실질적으로 공급이 이렇게 많다는 것들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물론,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분들은 끊임없이 있겠지만, 그 만큼 수익률이 따라 주기가 쉽지는 않다. 최근 들어서 수익률 5% 대가 붕괴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상동 대표는 “아파트처럼 오피스텔로 시세차익을 본다? 아니다. 이건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월세를 받는 분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효과 안되어 있다. 오피스텔은 비주거로서 임대수익형 부동산이다. 특히, 요즘 오피스텔이 분양 성적이 나쁜 것은 분양가를 아파트 기준으로 측정하다보니 고분양가가 된 점도 없지 않다. 게다가 서울에서도 도심재생 등의 이유로 해서 오피스텔 공급이 많아졌고, 공급사례가 많다 보니 미분양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오피스텔로 이동이 많았다)알고 있는 사실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실제 데이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오피스텔 청약에서 미달이 속출했다. 이는 공급이 초과됐고, 임대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형 평형의 오피스텔 공급이 너무 많아 이들 물량을 줄이고 실거주 목적의 중형 오피스텔 공급을 늘린다면 청약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