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공식 직책 내려놓아
'3K'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고동진 사장도 일부 직책 제외
사장단 및 부사장 인사로 추후 세대교체 안배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비교적 장고 끝에 발표한 2020년 삼성전자 임원 인사가 '3K'와 새로운 CEO 후보군으로 함축된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이 현직을 유지해 3K 체제를 3년 이상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사장단 인사 발표에 이어, 21일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 4명, 부사장 승진 14명, 임원 승진 162명으로 삼성전자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성과주의에 부합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하지만 권오현 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이 공식적인 직책을 내려놓아 세대교체를 확정했다.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삼성전자의 핵심 부문인 DS(디바이스솔루션),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부문장이자 대표이사를 2017년까지 4년간 공동으로 맡아왔다.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에게 DS·CE·IM 부문장 자리를 넘겨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는 3K 시대를 맞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는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고동진 사장이 각 부문장 및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파격적인 조직 변화로 대내외적인 리스크에 취약해질수 있는 부분을 지양하고 보다 안정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경훈 IM부문 네트워크부장 △황성우 종합기술원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사장으로 승진했다. 

▲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준법실천 서약식'에서 참석한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이 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출처=삼성전자

3K 시대에서 점진적인 세대교체 움직임도 나타났다. 앞서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3인 체제가 4년을 유지한 것을 미루어보아 3K 시대도 3년을 넘기며 점차 세대교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위촉업무 변경에서도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려놓았고, 김현석·고동진 사장도 각각 겸임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 무선사업부장직을 제외했다.

특히 삼성전자 IM부문에서는 휴대폰 장인으로 불리는 노태문 IM 개발실장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맡으며 고동진 사장의 후임으로 물망에 올랐다.

신임 부사장으로는 △최용훈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개발그룹장 △최원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팀장 △최진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 △심상필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정기태 파운드리 사업부 PA2팀장 △신유균 반도체연구소 플래시 TD팀장 등 DS·CE·IM 부문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경쟁사와 TV 8K 기술 이슈를 확대하지 않고 최대한 잠재운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TV개발그룹장이 전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용석우 전무가 AI 기반 8K 업스켈링 기술을 적용한 8K QLED TV, 더프레임 2.0 등 글로벌 TV 기술 및 시장 리더십 수성을 위한 혁신제품 개발을 주도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50대 초반 젋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게 했으며, 경영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전략적 사업 능력을 중시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경영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