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 한 가운데에 리더의 자리를 배치하면 혁신적 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더 높다.    출처= GlassDoo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고경영자(CEO)들은 대개 전망 좋은 코너에 집무실을 갖고 있고 회의할 때에도 늘 상석에 앉는다. 하지만 그런 전통적 관례를 버리거나 단지 조금만 바꿔도 회사의 문화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CEO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바디 랭귀지만으로 직원들에게 비언어적인 신호를 보내듯이, CEO가 자신의 집무실을 건물 어느 위치에 자리잡느냐, 또는 회의 중에 어디에 앉느냐도 관례를 깨고 선택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사무용 가구업체 스틸케이스(Steelcase)가 작성한 글로벌 업무 공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회사의 경우, 문화를 전달하기 위해 리더가 사용하는 ‘말’과 실제 ‘사무 공간의 배치’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CNN이 이를 상세 소개했다.

폐쇄된 집무실 대신 오픈 공간에서 앉아 일하기

CEO가 개인 집무실을 포기하고 일반 직원들 사이의 책상에 앉아 일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직원 수 100명 미만인 상업용 부동산 및 사무실 설계 회사인 스퀘어푸트(SquareFoot)의 조나단 바세르스트럼 CEO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직원들에게 ‘나는 항상 접근 가능한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일할 때 나는 항상 이점을 강조하지요. 신입 사원들에게도 '질문이나 걱정이 있으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라'고 말합니다."

이 설정은 다른 면에 있어서도 바세르스트럼 CEO에게 효과가 있다. 그의 자리가 마케팅팀과 영업팀 사이에 있어서 회사 업무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부하 직원들이 바로 옆에 있으니 여러 모로 좋습니다. 대화를 준비하는 시간도 단축해 주지요.”

기밀 문제를 처리하거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회의실을 예약하거나 커피숍을 이용한다. 또 자신이 집중해야 할 때에는 헤드폰을 착용한다.

하지만 대기업 CEO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쉽지 않다. 그들은 수천 명의 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또 무엇인가 협상해야 하거나 고위급 간부들과 협의할 일이 있을 때에는 보호된 공간이 필요하고, 항상 긴장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종종 휴식을 취할 필요도 있다.

조지워싱턴대 경영학과 제임스 베일리 교수는 "CEO들의 일은 감정 노동이어서 그들도 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큰 조직에서도, CEO들이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회사 문화를 어떻게 바꾸기 원하는지를 직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스틸케이스의 보고서에 실린 한 대기업 CEO는 크고 화려한 고층 집무실을 포기하고 아래층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함으로써 자신의 방침이 전통적인 계급 구조를 타파하고 하향식 의사 결정을 중단하겠다는 것임을 직원들에게 천명했다.

딱딱한 공식 문화에서 벗어나 보다 협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CEO들은 집무실을 그대로 두고 오픈 공간에 자리를 하나 더 만들어 정기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직원들과의 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다.

▲ CEO가 참여하는 회의의 경우, 어디가 상석인지 알 수 없는 원형 테이블이 가장 좋다.    출처= Pinterest

공간 배치와 사무실 설계가 어떻게 비언어적 신호를 전달하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전문가인 매리빌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더스틴 요크 교수는 "개방 공간에 CEO 자리를 만드는 작업은 CEO가 구현하고자 하는 것, 즉 좀 더 혁신적인 문화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문화의 변화가 직접 살아 숨쉬는 직원들 한 가운데에 리더의 자리를 배치하면 혁신적 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예를 들어, CEO가 새롭게 회사에 도입하려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시험하는 모습이 직원들에게 직접 비쳐지면 효과적일 수 있다. 직원들의 느낌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참여를 촉진시키는 장점도 있다.

“CEO가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보여짐으로써 ‘나는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또 직원들과 가까운 곳에 있음으로써 비공식적인 교류도 종종 이루어지는데, 그런 비공식적 대화들이 소속감을 갖게 하고 화합을 구축하는 매우 효과가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그다지 사교적이지 못한 CEO들은 직원들을 어색하게 하거나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 중에는 어디 앉는 게 좋을까

CEO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자주 하는 것이 회의다.

매리빌 대학교의 요크 교수에 따르면, 부하 직원들이나 타부서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에서 최고위자가 어디 앉느냐가 회의의 목적을 좌우한다.

CEO가 사실상 회의를 주도하는 회의일 경우, 어디가 상석인지 알 수 없는 원형 테이블이 가장 좋다고 요크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직사각형이나 타원형 테이블 밖에 없을 경우, 테이블의 양쪽 끝에 있는 좌석을 빼서 상석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회의의 요점이 갈등 해결이고, CEO가 중재자로서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면 CEO가 상석에 앉는 것이 관련자 모두에게 더 편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리더가 돋보이는 것을 사람들은 보고 싶어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