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 파괴적 혁신 기술을 결합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선도적으로 위험을 파악해 신시장을 개발하는 등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20일 종로구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험시장 포화, 손해율 상승, 소비자 신뢰 문제 등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고 경영상황 개선을 위해 핵심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 AI 보험서비스 혁신...새로운 보험 시장 창출

김 회장은 우선 인슈어테크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기로 했다. AI를 활용한 보험 전 과정에서의 업무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판매단계에서는 가입설계부터 계약체결까지 AI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AI 설계사 도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급단계에서는 보험금 청구, 지급 관련 데이터 분석, 표준화 등 AI 활용 적정 보험금 지급관리 시스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보험 상품 출시 및 서비스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인(人)보험은 신체특성, 활동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으로, 초기 유병자에 대한 특화된 보험 상품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남아공 올라이프 보험사의 경우 당뇨 등의 질병을 보유하고 있는 환자에 대한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통해 유병자를 위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物)보험은 자연 재난, 및 사회재난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역 특화형 재난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은 날씨보험을 판매 중이다. 250만개 지역의 기후 정보 데이터와 과거 60년간 수확량‧토양 데이터를 통해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날씨 및 농작물 등 보험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중요서류(보험청약서 등) 원본 인증 시스템 구축을 통한 보안성 강화, 비용절감은 물론 원본 진위여부 확인 등으로 민원 발생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여가시간 확대 등 생활패턴 변화에 따른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생활밀착형 보험시장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등산, 낚시, 골프 등 POS(이용장소 직접 가입) 판매방식을 확대하고 On-Off 보험을 활성화 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보험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도 조성한다. 진료비 사전고지, 진료항목 표존화 등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지자체 협의를 통한 반려견 단체보험 활성화 및 비문‧홍채‧내장형 칩 등을 활용한 동물등록을 지원한다.

공공부문 및 재난피해 등에 대한 안전망 역할도 강화한다. 소방관‧군인의 상해‧질병의료비 및 공무원의 공무상 민형사 소송비용 등을 보장하는 보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재난 피해에 대한 보상 실효성도 확보한다. 의무보험간 보상한도 형평성을 제고하고 재난의무보험 통합관리를 건의한다.

스마트 이동수단 등에 대한 위험보장 역할도 확대한다. 퍼스널모빌리티와 드론산업 성장에 따른 위험보장을 강화한다. 공유서비스 제공자와 제조업자의 배상책임보험 가입 활성화, 공유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보장범위 확대 등이 해당한다.

현재 사업용이었던 드론보험 의무가입도 사업용과 국가‧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레벨3 이상)와 플라잉카 상용화에 대비한 보험제도 기반도 조성한다. 사고시 보상관계 정립을 위한 입법지원(해킹‧장치결함 등에 따른 사고여부 판별 관련 보험사의 정보 접근권 확보 등) 및 보험상품 출시를 지원한다.

◇ 음주운전 가해자 사고부담금 합리적 수준까지 상향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큰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올바른 보험문화를 조성하고 과잉진료·과잉수리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및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 도입할 계획이다. 자기부담률 조정, 보장구조(특약형 보장항목) 변경 등으로 가입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상품구조 개편 방안도 마련한다.

보험료가 저렴한 신실손의료보험으로의 계약전환도 활성화한다. 계약전환을 위한 전환요건, 절차 개선 등 유인방안 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백내장·도수치료 등)에 대한 관리강화도 건의한다. 의료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과잉 비급여항목에 대한 제어방안 마련 추진하고, 문제 의료기관에 대한 상시점검 및 현황조사 건의할 예정이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도 지속 추진한다.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 차단을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도 개선한다.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합리적 수준으로 상향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심사기준이 미흡한 한방진료비 항목에 대한 세부 심사지침 마련도 건의한다. 일부 병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진료비 열람시점 개선도 건의한다. 사고접수시 MMS 발송 등 품질인증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안내도 강화한다. 경미사고 진료 및 자동차수리 문화 개선을 위한 SNS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보험사기 대응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현재 경찰 수사 의뢰에 한정됐던 보험회사의 보험사기 조사 업무 범위를 재판단계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SIU 조사자 교육 및 변호사 Pool 구성 등으로 확대한다.

효율적인 보험사기 적발 위한 AI 기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도 개발한다. 보험회사 FDS(보험사별 자체개발 보험사기 적발 시스템, 손보 9개사 운영중)에 AI 도입 시, 신정원 ICIS(보험사기 적발을 위한 보험계약·지급정보 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수수료 과당경쟁 인한 불필요한 사업비 증가 억제

단기적인 실적위주의 매출 경쟁 지양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 불편사항과 불필요한 민원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우선 수수료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사업비 증가를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집주조사 등으로 설계사 스카웃 관련 부당행위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문제 설계사에 대한 정보 공개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속한 민원 대응을 위한 자율조정 기능도 강화한다. 협회-업계간 민원자율조정 처리지원 대상항목 확대를 건의한다. 과실비율 외 보험료 할증, 인수거절, 보험료 산정 관련 민원지원 확대 등이 해당한다.

소비자 민원·분쟁의 협회 직접처리를 위한 법적근거 마련도 건의한다. 자본시장법,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이미 해당 협회를 통한 분쟁조정 또는 민원처리절차를 시행 중이다. 심의시 블랙박스 외 EDR(자동차 사고기록장치, Event Data Recorder) 분석자료 활용 및 과실비율 분쟁감축 자문위원회 운영 등으로 과실비율 심의위원회의 공신력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협회장은 "지난해 손해보험산업은 제한된 시장에서의 과당경쟁, 과잉진료·과잉수리로 인한 손실 확대, 저금리로 인한 수익 악화 등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으며, 올해 실적전망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할 가치 경영과 소비자 신뢰회복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