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국내 건설사 최초의 입찰안내서 종합 AI(인공지능) 분석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SK건설은 AI기술을 활용한 입찰안내서(ITB, Invitation To Bid) 분석 시스템(EPC Advisor System)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SK C&C의 인공지능 ‘에이브릴(Aibril)’을 활용해 일반계약을 포함한 공정, 배관, 기계, 전기, 계측제어, 토목, 건축, 소방 등 전체 설계 공종 모두를 아우르는 ‘AI 종합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이다. 통상 1만여장에 달하는 입찰안내서 분석에만 엔지니어 30명이 100시간씩 총 3000시간 정도 투입해야했지만,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약 60%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EPC Advisor System) 작동 화면. 사진=SK건설 제공

입찰안내서는 발주처가 입찰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입찰 시 요구사항 및 유의사항 등을 안내하기 위해 만든 문서다. 일반계약을 포함해 전체 설계 공종을 대상으로 공종별 위험 요소 분석 및 AI 학습을 적용한 사례는 SK건설이 최초다.

SK건설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품질∙안전∙환경 지식정보, 각종 레슨런드(Lessons Learned), 과건 진행한 프로젝트 입찰안내서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에이브릴에 학습시켰다. 1년여간의 철저한 검증 기간을 거쳐 현재 분석 정확도가 94%를 상회하는 등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SK건설은 반복적으로 AI를 학습시켜 분석 정확도를 99%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AI 분석 시스템 도입이 생산성과 프로젝트 수익성 향상은 물론 지식 자산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입찰안내서를 분석할 때보다 분석시간을 6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정확도 역시 7% 이상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짧은 입찰 준비기간에도 입찰안내서를 빠르고 완벽하게 분석해 프로젝트 수행 리스크(Risk)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여기에 엔지니어의 지식을 AI에 지속적으로 학습시켜 체계적인 지식 전수 및 자산화도 가능하게 됐다.

SK건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입찰 준비 과정에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입찰에도 확대 적용한다. 이밖에도 법무, 계약, 품질, 안전, 마케팅 관련 업무에도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예정이다.

이종화 SK건설 IM&T그룹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AI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가능해져 차별화된 경쟁력 및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를 활용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돼, 엔지니어들이 분석결과 해석과 의사결정 등의 중요 업무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